정유회사, 화학회사, 건설회사, 중공업 회사… 이런 회사들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떠올리면, 독자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현장에서 안전모를 쓰고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 사무실에서 셔츠를 걷어올리고 고민하는 모습이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미지 속의 사람은,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 저 역시 석유화학 기반의 한화케미칼이라는 제조업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남자가 절대적으로 많고, 남성적인 분위기의 기업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상 회사에 들어와 보니 걱정은 기우라는 생각이 될 정도로, 그런 선입견들은 많이 없어지고 있답니다. 오늘은, 육아와 직장, 그 가운데서 훌륭하게 균형을 잡고 계시는 한화케미칼 대표 워킹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언제부터 한화케미칼에서 일하셨고 어느 팀에서 근무하셨는지, 지금 맡고 계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화성사업본부 PVC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민경원입니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2008년 7월에 입사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PVC해외영업팀에서 있었습니다.
CP(Co-polymer), PVC 수출을 담당하다가 최근에는 팀 내에서 PSR(Paste Resin) 수출 파트로 옮겼습니다. 주로 담당하는 지역은 유럽, 인도, 중국… 전 세계네요(웃음)
Q.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유창한 중국어가 자주 들리는데, 매니저님이 그 주인공이셨어요! 중국에는 어떤 계기로 가게 되신 건가요?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화케미칼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저는 베이징에서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중국 유학을 준비했는데 일단은 한국에서 입시를 치르라는 주위의 조언으로 국내 모 대학교에 합격을 한 후 입학은 하지 않고, 중국으로 건너갔죠. 1년 반 정도 어학을 비롯한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북경대학교에 입학했어요.
한화케미칼에 지원하게 된 계기라… 졸업을 준비하던 2007~2008년에, 한화케미칼에서 대대적으로 글로벌 리쿠르팅을 실시했어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도 방문해서 취업설명회를 열었는데, 그때 처음 관심을 가졌습니다. 적극적으로 지원자를 유치하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죠.
그리고 졸업 시즌이 되어, 한국 기업에서 일해보고 싶어 회사를 알아보던 중에 원서를 썼습니다. 많은 지원자들이 면접 때 다른 회사에 지원했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우리 회사에만 지원했다고들 말하는데 저는 정말 원서를 하나만 썼어요.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 올해 9월 유럽 출장 당시
Q. 오늘의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석유화학 기업의 특성상, 한화케미칼에는 여직원 비율이 높지 않은데 여자로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처음 입사했을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2008사번인데, 그때는 정말 회사에 여성 인력 자체가 별로 없었어요. 특히 영업팀에는 더 없었죠. 그런데 지금 신입사원들은 보통 1/3은 여자니까 상황이 정말 다르죠. 입사하고 공장에 방문했을 때 여자 화장실 찾는 게 정말 어려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회사에서도 여성인력이 확대되니까 여러 가지 배려를 해줬고, 덕분에 여성으로서 차별받는다는 느낌은 크게 없이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회식이나 술자리에도 저는 거부감이 없는 편이고, 털털한 성격이라 남자들이 많은 분위기에서도 잘 지내 왔어요.
Q. 미혼이었을 때와 결혼했을 때, 많은 점이 다를 것 같아요. 아이가 생기면 또 생활이 많이 바뀔 것 같고요. 입사 몇 년차에 결혼하신 건가요? 아이들 자랑 좀 해주세요
이 질문이 드디어 나오네요… 저는 입사도 빨랐고, 결혼도 빨랐어요. 입사하고 그 다음 해 겨울에 결혼했으니까요. 대학 때부터 사귀던 남자친구랑 결혼해서 가정을 일찍 꾸렸죠. 지금은 너무나 예쁜 딸이 한 명 있어요. 24개월이고, 11월 22일이면 두 번째 생일이 다가와요.
시청 옆 THE PLAZA 뒤에, 한화생명 빌딩이 있는 거 알고 있죠? 그 건물(한화금융플라자) 4층에 한화 태평로 어린이집이 있는데 제 딸이 거기 다니고 있습니다. 영아반에 다니는데, 시설도 좋고 회사에서 하는 거라 마음이 놓여요. 지금 내년도 원아를 모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이가 있는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마음이 놓이는 어린이집 찾는 것도 부모 입장에서 쉽지가 않거든요.
▲ 대표이사님과 동료들에게 받은 임신 및 복직 축하 화분
Q.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둘 모두 잘 해낼 수 있는 매니저님만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든지, 특별한 취미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스트레스 해소 법요? 이 얘기를 들으면 정말 놀라실지도 모르는데, 저는 출산 예정일 이틀 전까지 회사에 출근했어요. 요즘은 남자분들도 아내가 임신을 하면 출산휴가를 짧게라도 쓰고 함께 있어주니까, 출산 예정일 직전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잘 없죠. 그만큼 건강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회사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이에요.
열심히 하는 운동도 없고,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자세가 저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들 하지만, 행복한 가족만큼 사람에게 큰 활력소가 되는 것도 없어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를 보면, 그날 하루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더라도 금방 잊고 내일을 준비하게 되죠. 워킹맘으로서 힘든 순간들이 많지만, 일도 육아도 열심히 하고 있는 지금이 가치 있다고 느껴질 때가 더 많아요!
▲ 딸 돌잔치에서, 회사 동료들과
Q. 마지막으로, 한화케미칼에서는 현재 Mom’s package 제공, 유연근무제, 핑크 리본 사원증, 도담 마루 운영 등 모성보호와 관련된 많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들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직접 경험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괜찮아요. 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핑크 리본. 회사 내에서 핑크색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는 사람을 보면, 혹시나 해가 될까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자리를 양보하게 돼요. 이런 일상의 배려들은 작지만 큰 힘이 된답니다. 한화케미칼은 분명 모성보호나 양성평등 기업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입니다. 겪어본 제가 말씀드리는 거니, 의미가 남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여성인력에 대한 준비가 덜 되어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많은 제도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WITH TFT 활동 등 저도 그 가운데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고요. 특히 임신이나 출산,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은 자신에게도, 회사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서로가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얼마 전에 THE PLAZA에서 열렸던 WITH conference를 기억하시나요? ‘Women In Tomorrow Hanwha’의 약자인 WITH Conference는 한화그룹의 여성친화 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사였습니다. 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여성 임직원들이 참여해 행사 전 7주 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여성인력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강연을 듣는 자리였죠.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한화케미칼, 그리고 한화그룹의 미래를 함께 지켜봐 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