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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칼_테크/캐스트

100년 넘게 사랑 받고 있는 PVC



PVC의 탄생 

플라스틱은 고분자 물질입니다. 플라스틱의 시초는 약 100년 전 코끼리의 상아 대신 쓰기 위해 만든 물질인 베이클아라이트입니다. 플라스틱은 열을 가해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고 전기가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 후 나무 대신 쓰기 위해 만든 물질이 바로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PVC입니다.


PVC는 뭘까? 


PVC로 불리는 폴리염화비닐은 철물점이나 공사 현장에 쌓인 회색 플라스틱 파이프로 쉽게 만나 봤을 겁니다. 수영용품이나 목욕용품 등을 담는 투명한 지퍼팩 같은 가방도 PVC 필름으로 만든 것이지요. PVC는 염화비닐을 이용해 만든 물질입니다. 플라스틱은 기본적으로 탄소가 사슬처럼 길게 연결된 큰 분자, 즉 폴리머입니다. 이렇게 분자량이 1만 이상인 화합물을 고분자화합물이라 칭합니다. 
 


고분자 화합물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기본 결합을 끊고 새로운 결합을 첨가시키는 첨가 중합 방법이 있습니다. 분자 내에 있던 물이나 분자가 빠져 나가면서 만들어지는 축합 중합의 방법도 있지요. PVC는 이 중 첨가 중합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PVC는 분자의 구조로 볼 때 사슬모양으로 이어져 있는 중합체라 선상 고분자라고 부릅니다.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선상 고분자들은 열에 의해 쉽게 변형되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입니다. 
PVC를 생활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칩니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아연염 같은 열 안정제를 넣구요, 여기에 단단함을 높여주는 다른 고분자
물질을 넣고 색깔을 내는 염료 등을 섞어 완성된 제품을 만듭니다. 


골라 쓰는 재미가 있는 PVC 

PVC는 딱딱한 형태와 부드러운 형태가 있습니다.용도에 따라 적합한 PVC를 선택하여 이용하면 되지요. 


잘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경질 PVC는 주석염 등을 넣어 만듭니다. PVC는 주택의 내장재로도 많이 쓰입니다. 저렴하게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화학적으로 안정된 재료거든요. 특히 단단한 PVC는 창틀, 창문, 파이프 등 건축자재로 인기가 높습니다. 단열과 보온, 방수성이 우수해서 나무를 대신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반찬을 덮어둘 때 쓰는 부드러운 필름 같은 연질 PVC는 디옥틸프탈레이트 같은 가소제를 넣어 고분자의 연결을 약하게 한 것이지요. PVC의 경우 가소제 함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경질 PVC는 가소제의 함량이 0~10%, 반경질 PVC는 10~30%, 연질 PVC는 가소제 함량이 30%이상이랍니다. 가소제 덕분에 PVC가 가죽이나 천처럼 유연하게 휘거나 변하는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투명성과 강도가 좋은 연질 PVC는 농업용의 시트나 필름 등에 쓰이고 있어요. 겨울에도 농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든 하우스는 염화비닐수지인 PVC로 처음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도 비닐하우스라고 부른다고 해요. 부드러운 PVC는 식품을 포장하기 위한 이나 합성피혁으로 만들어
의자 덮개, 비닐 봉투 등으로 생활 곳곳에서 알차게 쓰이고 있습니다.


새로 나온 버스의 의자 커버는 푹신한데 운행을 오래한 버스 의자 커버는 좀 딱딱하고 쿠션도 많이 줄어든 느낌이 들지 않나요? 고분자 사이의 가소제가 점점 빠져나가면 PVC는 점점 뻣뻣해 집니다. 그래서 가죽 모양으로 만든 PVC 합성 피혁이나 비닐 커버가 쓸수록 유연함이나 푹신함, 부드러움이 줄어드는 거랍니다.



활용도 높은 PVC 


PVC는 가소제, 안정제, 활제 등의 원료를 배합하여 다양한 PVC 복합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죽을 대신하여 쓰이기도 하고 전선을 감싸는 전선 피복류, 일상생활용품핸드폰 부품이나 문구류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쓰이죠.



PVC는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테비론 등의 합성섬유를 만들고 아비스코비니온 이라는 혼성중합물을 만들기도 합니다. 폴리염화비닐계 합성섬유인 테비론은 열에 약하고 물을 흡수하는 성질은 별로 없지만 탄성이 좋고 약품에 대해 강한 성질을 갖고 있어요. 습기를 머금는 성질이 없으니 운동복 등을 만들면 땀을 빨리 증발시켜 축축하지 않고 건조하고 깨끗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겠죠?

그래서 속옷, 이불솜, 어망, 로프 등을 생산할 때 쓰고 있는 섬유랍니다. 
최근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PVC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PVC로 더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걸로 기대되고 있답니다.


석유화학의 꽃, PVC 

석유나 천연가스를 원료로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수지나 합성섬유 원료, 합성 고무나 각종 기초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산업에서 PVC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PVC는 2009년 생산량이 143만 9천 톤에 달했고 수출양은 68만 2천 톤에 달했답니다. 어마어마한 양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지요. 


세계적인 이용현황을 보면 연질 PVC보다 경질 PVC를 두 배 정도 더 많이 쓰고 있어요. 파이프 등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서유럽은 창틀이나 필름용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건축용 판재나 바닥재 등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한화케미칼에서는 섬유코팅, 벽지 제작 등에 쓰이는 PVC를 생산하고 있어요.



다시 태어나는 PVC 

PVC는 저렴하고 우수한 물리화학적 성질이 있어 폭넓은 용도로 쓰입니다. 특히 평균 이용 수명이 30년이 넘어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수명이 다한 PVC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PVC처럼 염소가 포함된 물질을 태우면 환경오염물질이나 환경호르몬이 생성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PVC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폐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으로는 단순하게 다시 가공해 쓰는 소재 재활용 방법과 화학원료 등으로 재사용하는 화학적 재활용 방법이 있습니다.

소재 재활용 방법은 폐 플라스틱을 펠렛으로 바꾸고, 이것을 다시 성형하고 가공하는 과정으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지요. 폐 PVC를 모아서 재질별로 나누고, 부수어 이물질을 없앤 다음 재생 제품의 원료로 만듭니다. 이를 가지고 새로운 제품을 생산합니다. PVC는 다른 고분자와 섞어 쓰는 경우가 있어서 이것을 잘 분리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화학적인 재활용 방법은 첨가제나 촉매를 사용하여 다른 석유화학 공정에 필요한 저분자 화학물질로 바꾸는 것입니다. 수소를 첨가하거나 열분해 등의 방법으로 PVC 같은 고분자 화합물을 저분자화합물로 만드는데, 이미 세계적으로는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공장들이 운영되고 있어요.


재활용된 PVC는 포장재나 인형의 속을 채우는 솜, 파이프, 도로 바닥재 등을 만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소재 재활용 방법을 이용하고 있답니다. 생활 곳곳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만큼 보다 친환경적인 PVC, 다시 재활용되는 PVC를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참고문헌: www.kpia.or.kr, 폐 PVC 재활용 기술(이재흥 외 저, 2002, Polymer science and technology. vol 13, p33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