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조직이나 연골 등 인체조직기증은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이야기입니다. 중증 환자들이 피부조직이 없어서 제때 치료를 못 받고 있다는 뉴스가 요즘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는데요. 화상환자를 위한 피부이식재나 뼈와 연골, 인대, 혈관 등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인체조직 등은 100% 기증으로 충당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체조직 대부분을 수입으로 의존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수입량이 줄어서 치료를 못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노력과 함께 인공 인체조직 개발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한편, 나노기술이 발달하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습니다.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은 이러한 기대를 더욱 현실화하고 있는데요. 사람의 인체조직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투명한 전자피부부터 인공근육까지 현재 그래핀으로 상용화된 기술들을 소개합니다.
▲ 그래핀 전자피부(출처: http://www.unist.ac.kr/index.sko)
피부에 붙여도 티가 나지 않은 투명한 전자피부. 첩보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인데요. 최근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반으로 접거나 잡아 당겨도 전기적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그래핀 투명전극 제조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래핀 투명전극 제조 기술’을 이용해 만든 전자피부는 우리 피부에 스티커처럼 붙일 수 있게 고안됐는데요. 각종 디스플레이로 활용하거나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초소형 전자회로랍니다.
전류의 저항 값이 높아 효율성이 떨어졌던 기존의 그래핀 투명피부와 다르게 이번 발명품은 그래핀과 금속섬유를 결합해 전자들이 잘 이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때문에 전류의 저항이 낮아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공기 중에 오랜 시간 노출되거나 열이 가해져도 변함없이 유연성과 신축성을 유지한다네요.
▲ 그래핀 근육조직(출처:www.kaist.ac.kr)
덕분에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의수와 의족 개발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래핀으로 만들어진 꿈의 인공근육을 의족과 의수에 접합하면, 사람이 팔다리를 접었다 펼 때 근육이 늘어났다 줄어드는 것처럼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하네요. 특수 처리된 그래핀을 쌓아 만든 종이처럼 얇은 두께의 전극은 전기가 통할 때마나 늘어났다가, 전류가 사라지면 다시 수축하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러한 원리로 근육의 활동을 재현해낸 것이죠.
이번에 만들어진 그래핀 근육은 기존에 만들어진 소재들보다 내구성과 수축효과가 뛰어나면서 소음도 거의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향후 수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요. 의료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날이 기대가 됩니다.
▲ 그래핀 추출과정(출처: http://en.wikipedia.org/wiki/Graphene)
이렇게 의료분야에서 상상을 이루어줄 꿈의 소재로써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이지만, 그 발견은 정말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그래핀은 지난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연구팀과 러시아의 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연구팀이 처음 흑연에서 분리해냈습니다. 그것도 무려 ‘스카치테이프’를 사용해서 말이죠!
▲ 그래핀 스카치테이프 추출(출처: http://en.wikipedia.org/wiki/Graphene)
이들 그룹에서는 가끔씩 연구와는 무관하게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간단한 실험이나 연구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을 만들어 볼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연필심을 스카치테이프에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했고 최종적으로 단일 원자 두께의 그래핀을 분리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래핀을 합성하기 위한 수없이 많은 방법이 고안됐지만 스카치테이프 방법으로 얻은 그래핀이 가장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하네요. 가장 순수하면서 전도 높은 그래핀을 얻으려면 스카치테이프를 써야 하는 것이죠!
▲ 그래핀 노벨상 수상(출처: http://en.wikipedia.org/wiki/Graphene)
이렇게 발견된 그래핀으로 2010년 노벨상의 영예까지 안을 수 있었는데요. 그래핀의 발견은 호기심과 실험정신이 세상에 큰 발견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그래핀 구조(출처: 엔하위키미러 http://mirror.enha.kr/wiki/)
그래핀은 인공신체조직 등 의료분야 외에도 전류가 잘 통하는 특성으로 스마트 기기와 로봇 테크놀로지,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한화케미칼에서도 나노화학 분야 중 ‘그래핀’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며, 더욱 성능이 우수한 그래핀을 추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답니다.
화학으로 삶의 가치를 높여온 한화케미칼과 작은 발견에서 세상을 바꾼 놀라운 신소재, 그래핀은 정말 똑 닮은 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