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부서 송년회 날, 1차가 끝나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음주가무를 즐길 줄 아는 민족답게 노래방으로 고고. 그런데 모두 자리에 앉자마자 쭈뼛쭈뼛 침묵이 흐른다. 각자의 머리속에는 고민이 시작된다. 무슨 노래 불러야 할까? 신나는 아이돌 노래를 할지, 분위기 잡는 발라드로 가야할지... 아니면 트로트로 가야할지...
날이면 날마다 오는 직장인의 딜레마들. 여러분들을 위해 요런 애매~한 상황들, 다 정리 해 드립니다.
직장 생활의 애매한 상황을 정리해주는 남자!
한화케미칼 애정남, K과장이 정리해 주는 비즈니스 매너.
직장 생활의 애매한 상황을 정리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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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탄: 회식의 모든 것- 노래방 편
자 여기서 짚고 넘어갑시다~
우리가 시험 볼 때 오답부터 지워나가듯, 부르지 말아야 할 노래부터 알려드립니다.
반드시 부르지 말아야 할 노래 (부제: 이 노래는 제발)
# 남자
고해
뭐 길게 설명 안 하겠습니다. 듣는 사람 생각도 해야 합니다~ 듣는 사람들 손발이 서서히 오그라듭니다. 한 술 더 떠 임재범 빙의까지 되서 비슷하지도 않은 쇳소리까지 내는 사람 있습니다.
어찌합니까...어찌합니까... 어찌합니까...
애매해진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박수와 환호를 준비하셨더라도~! 잠깐 홀딩하시고, 신중해지셔야 합니다~ 호응이 좋다고 오해해 탄력 받으면 다음 곡으로 ‘너를 위해’ 고르는 만행까지 저지를지 모릅니다~ 임재범 노래는 임재범만 부르게 합시다잉~?
바이브, SG워너비, 조관우
소몰이 창법, 바이브레이션, 혹은 가성과 같은 기교가 많이 들어가는 노래도 곤란합니다. 기본적인 음정, 박자도 놓치는데 소몰이에 바이브레이션이 왠 말입니까~ 잘 부르면 대박이겠지만 전 여지껏 잘 부르는 사람 아직 한 명도 못 만났습니다.
천생연분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요... 유일하게 소화할 수 있는 랩이 천생연분이란거... 압니다, 알아요~ 하지만 이 노래도 어언 20년이 다 되갑니다~
'국민학교 동창이란 친구얘기에'...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뀐 게 언제였죠?
기타의견: 쉬즈 곤(스틸 하트), 취중진담(전람회)
# 여자
보랏빛 향기
‘고해’가 남녀 불문하고 남자들이 피해야 할 노래 1위라면, ‘보랏빛 향기’는 압도적으로 여성들이 싫어하는 노래로 꼽았습니다~특히 “언제나 우린~”을 부르며 어깨를 들썩이는 순간, 주변 여성들 얼굴은 보랏빛으로 변합니다. 왜일까요…K과장은 남자라 잘 모르겠습니다. ㅡ.ㅡ;;
기타 의견: 티어즈(소찬휘), 일탈(자우림), 내 남자친구에게(핑클), 나 가거든(조수미)-사람들 다 나가거든 부르는거에요~?
# 공통
말달리자
사실 술이 좀 들어가면 이 노래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노래 의외로 반기지 않는 사람들 많습니다. 억지로 나와서 춤춰야하고 같이 소리질러줘야 합니다. 게다가 노래 중간 부분에 반복되는 그 한마디...잘못하면 분위기 이상해집니다. 특히 직장상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이거 도발로 오해받을 가능성 다분해요~ 마이크 잡은 K군 분위기 띄워보겠다고 “닥쳐~ 닥치고 내말들어”가 나오는 부분에서 마이크를 객석으로 넘깁니다. 썰렁해진 분위기에 정말 속으로 “닥쳐”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이 노래, 스트레스 풀립니다. 하지만 이건 친구들하고 갈 때나 부르는거에요~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18번
자기 18번이라며 아무도 모르고 자기만 아는 노래를 감흥에 빠져서 부르는 사람들 있습니다.
앉아있던 사람들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가 애꿎은 노래책만 잡습니다. 그런 노래는 혼자 가서 하는겁니다잉~
선곡에 신중해야 하는 노래 (부제: 자신 있으면 부르고...)
# 아이돌 노래
요즘 핫한 아이돌 노래.이거 듣기에는 신나도 막상 노래방에서 부르려면 현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주가 나올 때 만해도 환호성이 가득하다가 노래가 시작되면 분위기 참 애매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려한 비트와 사운드에 각종 효과음, 거기에 백댄서와 함께한 요란한 춤까지 곁들여진 노래를 멜로디 라인이 선명히 들리는 노래방 기계로 부르면 완전히 다른 노래가 됩니다~. 분위기 만회한답시고 어정쩡한 랩과 춤까지 작렬하는 무리수를 던집니다. 어색한 박수로 호응해주는 사람들 얼굴에 ‘애 쓴다’라고 써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려한 비트와 사운드에 각종 효과음, 거기에 백댄서와 함께한 요란한 춤까지 곁들여진 노래를 멜로디 라인이 선명히 들리는 노래방 기계로 부르면 완전히 다른 노래가 됩니다~. 분위기 만회한답시고 어정쩡한 랩과 춤까지 작렬하는 무리수를 던집니다. 어색한 박수로 호응해주는 사람들 얼굴에 ‘애 쓴다’라고 써있습니다.
얼마 전에 K과장 ‘바람났어’ 불렀는데, 찬 바람 불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 노래방에서 2PM의 ‘I’ll be back’한번 불러보세요.
셔플댄스까지 춰도 좋습니다~
# 트로트
분위기 띄운다고 트로트 부르는 사람들 많습니다. 특히 자리에 임원이라도 앉아계시면 여지없이 누군가는 선곡합니다. 주로 신입사원들~! 잘 들으세요. 트로트라고 다 신나는 건 아닙니다~
특히 ‘남행열차’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같은 노래하면 솔직히 전주가 나오는 순간부터 지겨워집니다. 신나게 박수 치며 따라 부르던 사람들 1절이 끝나자 화장실 간다, 전화 한 통 한다 하면서 한 두 명씩 나갑니다. 신입사원 속으로 생각합니다. ‘이런노래를 불러야 좋아하시겠지…’ 그 자리에 있던 상무님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릅니다. ‘내가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나’
트로트 부를 때는 정말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그래도 불러야겠다 싶으면 박현빈의 곡이나 대성군의 ‘날봐 귀순’ 같은 거 좋습니다. 엔터테인먼트에 자신있는 사람이라면 삼태기 메들리도 좋습니다잉~
트로트 부를 때는 정말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그래도 불러야겠다 싶으면 박현빈의 곡이나 대성군의 ‘날봐 귀순’ 같은 거 좋습니다. 엔터테인먼트에 자신있는 사람이라면 삼태기 메들리도 좋습니다잉~
노래방에서는 이런 센스를
☞ 랩 들어가는 노래 한 두 개는 외워둡니다~
특히 요즘 댄스곡은 중간에 랩 안 들어가는 노래 거의 없습니다. 분위기 막 뜨는데 중간에 랩 못따라가면 분위기 깨집니다. 한 두 곡쯤은 외워두세요.
☞ 가끔씩은 맞춤형 선곡도 괜찮아요~
친구들끼리 온 것도 아니고, 상사와 함께 왔다면 그 시절의 히트곡 한 두 개는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신입사원이 ’단발머리’, ‘내게도 사랑이’,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같은 노래 한번 불러보세요. 자리에 앉아있던 상사가 흥에 겨워 나오면, 마이크를 살짝 넘겨보세요~ 센스쟁이 막내 되는거에요~
친구들끼리 온 것도 아니고, 상사와 함께 왔다면 그 시절의 히트곡 한 두 개는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신입사원이 ’단발머리’, ‘내게도 사랑이’,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같은 노래 한번 불러보세요. 자리에 앉아있던 상사가 흥에 겨워 나오면, 마이크를 살짝 넘겨보세요~ 센스쟁이 막내 되는거에요~
☞ 시간 연장의 애매~한 기준을 지킵시다.
분위기 무르익었는데 시간이 5분 남았다? 살짝 나가서 10분 연장하고 온다면 당신은 센스쟁이~ 하지만 모두들 지쳐 이미 영혼은 막차를 타고 있을 때~! 이 때는 10분 연장하면 안됩니다~ 이건 센스 없는 겁니다잉~?
분위기 무르익었는데 시간이 5분 남았다? 살짝 나가서 10분 연장하고 온다면 당신은 센스쟁이~ 하지만 모두들 지쳐 이미 영혼은 막차를 타고 있을 때~! 이 때는 10분 연장하면 안됩니다~ 이건 센스 없는 겁니다잉~?
참고로 아주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 없고, 모르는 사람도 없고, 부르기 어렵지 않으며, 따라 부르기도 쉽고, 분위기 뜨는 노래는 아래와 같습니다.
붉은 노을(이문세, 빅뱅)
연예인(싸이)
밤이 깊었네 (크라잉넛)
서태지와 아이들, DJ DOC, 쿨의 노래
사실 노래하는 데 정답이 있겠습니까? 그때 그때 분위기에 맞게 어울리는 곡을 부르면 되는거지요. 당신의 센스에 맡기되 앞서 말한 몇 가지만 피해가시면 되겠습니다~ 이상은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적인 취향인 K과장과 그의 지인들을 통해 정리한 내용이었습니다. ‘무슨 소리냐’ ‘당신이 노래를 아느냐’ ‘이건 아니다’라며 태클 거실 분 얼마든지 걸어도 좋습니다. 지금까지 애정남 K과장 이었습니다.
★ 애정남 K과장의 직장 매너 시리즈 ★
☞ 1탄 - 매너 자동차 탑승법
☞ 2탄 - 저녁 메뉴에 따른 야근시간
☞ 3탄 - 계산은 누가 해야 하는가?
☞ 4탄 - 이럴 땐 어떻게 인사해야 할까?
☞ 5탄 - 회식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