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능한 자영업자가 있다. 그는 열정적이고 패기가 있어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였지만, 애석하게도 어느 순간 수십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되었다. 현재 그는 하루 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너무 힘들다. 그에게 한 가지 이 고통을 빠져나갈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파산이다. 과연 그는 이 고통스런 현실을 버티고 버티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파산을 하여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그 이유도 여러가지 겠지만, 어느 것 하나 정답이라고 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상기 사례와 같이 인생의 절박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고통을 감수하느냐, 고통을 회피하느냐는 문제는 일상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문제이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고통과 문제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업무와 모호한 프로젝트, 부부 싸움,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자녀 양육, 인간관계에서 드는 갈등 등 우리를 크고 작게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불교는 “인생은 고(苦)다”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고통은 성장의 기회이다. 고통 자체는 중립적인 것이지만, 고통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 성장이라는 결과가 올 가능성이 높다. 설사 고통에 직면하여 분투하다가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자산이다. 그 실패 경험은 시행착오의 과정이자 내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이다. 성공하였을 때는 얻게 되는 결과뿐만 아니라 그 성취 경험 자체가 앞으로의 도전에 용기와 자신감을 줄 것이다.
그러나 고통을 회피한다면, 다음 번 도전에서도 더 주저해지고 불안해서 또 다시 회피할 우려가 높다. 또한 회피한 삶의 과제는 “미해결과제”로서 끊임없이 우리의 마음에 떠올라 지금 여기에서 집중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 어렵거나 하기 싫다고 미룬 일은 쉬고 있을 때나 잡담을 하고 있을 때에도 순간순간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그럼 쉬는 게 쉬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고통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직한 자세 중 하나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다. 미국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스트레스를 벗어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서둘러 일을 해 버리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간밤에 푹쉬고 나서 에너지가 가장 넘치는 아침시간이 “하기 싫은 일을 하기에 적당한 때”라며 하기 싫은 일을 마치고 나면 내일은 오늘보다 더 편한 날이 된다고 제안한다.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엘런 싱어 저)는 어린아이에게 마시멜로를 나누어주고 마시멜로를 당장 먹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준 실험에서처럼 인생의 마시멜로를 당장 먹지 않고 참는다면 더 많은 마시멜로를 얻게 된다는 성공 원리를 제시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먼저할 때도 마찬가지로 달콤한 인생의 마시멜로를 많이 얻을 수 있다.
또한 힘들고 어려운 것을 먼저 하고 즐거운 것을 나중에 하면 더 집중할 수 있다. 프리맥의 원리가 이러한 이치이다. 프리맥의 원리란 어떤 한 가지 활동을 끝마친 후 더 바람직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줌으로써 그 활동에 몰두하게 하는 것이다. 공부하기 싫고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에게 2시간 공부하면 1시간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면 그 아이는 평소보다 더 공부에 몰두할 수 있다.
고통에 직면하는 것은 때로는 과감한 도전이자 모험같을 때가 있다. 그것은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위대하게 한다. 그래서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스캇 펫은 “한 사람의 위대성의 척도는 고통을 감수하는 능력”이라고 하였는지 모르겠다.
- 참고 -
스캇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