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에 왔는데, 눈이 침침해졌나? 저 멀리서 오는 버스의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네요. 컴퓨터 사용이 많아진 뒤로 멀리 있는 것이 잘 안보이기 시작했는데, 시력이 안 좋아진 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안과를 찾았더니, 역시나 시력이 안 좋아졌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눈이 나빠지면 멀리 있는 물체가 잘 안보이게 되는데요, 이럴 때는 안경을 쓰게 됩니다. 과거에는 안경을 시력이 안 좋은 사람들만 착용했으나, 최근에는 패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자외선에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안경 종류도 정말 다양해지고 안경태도 금속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지만 다양한 재료와 색깔이 들어가서 선택폭이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안경의 역할은 잘 안 보이는 물체를 정확히 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안경으로도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물체를 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체를 확대해서 보여주는 돋보기가 있지만 그 보다 더 작은 것을 봐야 할 때는 안경, 돋보기로는 어림도 없지요. 특히,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경우가 정말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아주 작은 물체를 봐야 할 때 큰 도움을 주는 친구가 바로 현미경입니다. 현미경은 아주 미세한 물질을 크게 해서 보여주는 장치로 과학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준 발명품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꾼 발명품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많은 연구실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미경은 아주 오래 전에 발명되어서 지금까지 계속 발전해 오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세포를 관찰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이보다 수 만에서 수 천만 배 이상 작은 물질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니다. 이렇게 작디 작은 물질을 확대해주는 현미경인데, 학창시절 과학실에서 접한 이후 본적이 없어서 궁금하시다고요? 그래서 오늘은 아주 작은 나노입자를 야구공만하게 확대 해줄 수 있는 신비한 장치, 현미경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미경을 만든 갈릴레오 갈릴레이(좌) 그가 주장한 지동설
현미경을 누가 만들었나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1590년대경 자하리아 얀센과 그의 아버지 한스가 렌즈들을 조합해서 약 6배에서 10배정도 확대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최초로 현미경을 만들었다고 하였지만, 자하리아 얀센의 출생년도가 1590년도로 알려지면서 현미경을 과연 최초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아직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그 이후에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해서 현미경이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분은 현미경보다는 우주는 지구중심이 아닌 태양중심으로 움직인다고 지동설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600년대 초반 경에 현미경을 만들었고, 이 현미경은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 이 장치에 대해서 이름을 microscope(현미경)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리스 어로 ‘작은’을 뜻하는 micron과 ‘본다’라는 뜻의 skopein이라는 단어를 합쳐서 작은 것을 보는 장치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로버트 후크가 저술한 책, ‘그라피아’(좌)와 그가 사용한 현미경(우)
이렇게 만들어진 현미경은 17세기 로버트 후크가 사용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로버트 후크는 현미경을 이용해서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하였고 그 결과를 마이크로 그라피아(micrographia)라는 책으로 써서 출판하게 됩니다. 최초의 현미경 관찰과 관련된 책이었던 마이크로 그라피아는 사람들이 읽기 쉽고 분명하게 서술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사람들이 읽고 현미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되게 됩니다. 이렇게 대단한 책을 저술한 로버트 후크는 유명한 일화 중의 하나인 코르크 마개를 관찰하게 되는데요, 거기서 코르크 속의 있는 아주 작은 방들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후크는 이러한 방들을 Cell이라고 불렀는데요, 후대에 세포를 영어로 Cell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대에 네덜란드에는 안톤 반 레벤후크라는 사람도 현미경을 이용해서 관찰을 시도 합니다. 레벤후크는 직접 현미경을 제작해서 관찰을 시도했는데, 그가 만든 현미경은 270배 정도 확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만든 현미경은 지금도 박물관에 전시 되고 있는데, 지금 사용하는 현미경과는 차이점이 많지만 당시 기술로 아주 배율이 높은 현미경을 만들었으며, 더 대단한 것은 레벤후크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이러한 것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게다가 자신이 만든 현미경을 이용해서 아주 작은 미생물들을 관찰하였는데, 이 때문에 레벤후크를 미생물의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17세기부터 사용된 현미경은 계속 발전되어서 왔는데요, 현재 현미경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뉘게 됩니다. 빛을 이용해서 물체를 확대해 보는 광학현미경이 그 중 하나입니다. 광학 현미경은 학생시절 과학실에서 많이 사용하던 현미경으로 현미경이라고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입니다. 과학 시간에 이 광학 현미경의 각 부분에 대한 명칭을 외우라고 해서 상당히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광학현미경에는 크게 두 개의 렌즈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대물렌즈이고 다른 하나는 접안렌즈인데요, 대물렌즈는 물체에 가까이 있는 렌즈이고 접안렌즈는 눈이 닿는 부분입니다. 각각의 렌즈는 위치와 내부 구조는 다르지만 확대를 해준다는 것에서 같습니다. 그래서 대물렌즈에서 물체를 확대하고 다시 접안렌즈에서 확대를 하는 두 번의 확대를 거쳐서 아주 작은 물체를 크게 보여주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얼마나 확대를 하는가를 말해주는 배율은 대물렌즈의 배율과 접안렌즈의 배율을 곱해서 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대물렌즈가 100배를 확대할 수 있고 접안렌즈가 10배를 확대할 수 있으면 물체를 1000배로 확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확대를 하게 되면 렌즈와 렌즈 사이의 거리 차이로 인해 초점이 맞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거리를 조절하는 장치가 달려 있습니다. 이것이 조동나사와 미동나사입니다. 이 두 나사를 살짝살짝 돌리면서 조절하면 어느 순간 초점이 맞으면서 선명하게 확대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광학 현미경은 확대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세포와 같은 작은 물체를 관찰할 수는 있지만 그 보다 더 작은 물체를 확대하기는 어려운데, 빛이 가지고 있는 성질과 고배율의 렌즈를 제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세포보다 더 작은 물체를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현미경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전자 현미경입니다.
전자 현미경은 광학 현미경과 달리 빛을 이용하지 않고 전자를 이용해서 물체를 관찰합니다. 이렇게 전자를 이용해서 물체를 확대하게 되면 더 높은 배율과 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전자현미경은 더 작은 물체를 볼 수 있습니다. 확대하는 방법이 렌즈를 이용해서 확대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이 렌즈가 광학 현미경처럼 유리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유리로는 빛을 이용해서 확대할 수 있지만 전자를 이용할 경우 전자가 유리를 투과할 수 없어서 유리로는 확대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전자현미경에서는 전자석을 이용해서 만든 전자렌즈로 확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자를 이용해서 물체를 확대시켜주는 전자현미경은 수 십만배까지 확대할 수 있어서 수 나노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물체도 전자 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이 70마이크로 미터인데요, 이보다 10000분의 1정도 크기가 수 나노로 어느 정도로 작은지 상상이 가시나요?
아주 작은 물체를 확대해주는 전자 현미경은 정말 과학이 발전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물리, 생물, 화학 등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현미경은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특히 작은 구조의 물체를 분석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생물학에서는 세포와 같은 작은 구조를 분석하는 데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세포는 아주 작지만, 그 속에는 작은 여러 가지 구조들이 있습니다. 핵이 있고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 등이 있는데요, 각각이 하는 일이나 세포 내에 위치 등을 확인할 때 꼭 필요합니다. 화학에서는 나노 물질을 합성할 때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나노 물질들은 화학적인 방법을 통해 만들어질 경우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 특이한 현상들이 많이 일어나게 됩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을 보일 때도 있고 때로는 사각형이나 삼각형과 같은 모양이 나올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확인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전자현미경입니다. 그런데 나노 물질이 그렇게 중요한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다양한 크기의 나노입자를 만드는 기술이 관건!
나노 물질의 모양은 물질의 특성을 결정할 정도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같은 물질이라도 구멍이 뚫려 있는 물질의 경우, 화학 반응을 빠르게 해주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지만 구멍이 없는 물질은 촉매로 작용하지 못하거나 혹은 그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특별한 물질을 저장할 수 있는 물질이 되거나 혹은 높은 안정성을 갖는 경우도 이러한 모양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한화케미칼에서 만드는 전지재료와 같은 나노 입자들도 이러한 모양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래서 동일한 모양과 크기의 나노 입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한화케미칼에서는 이렇게 나노 입자의 모양과 크기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이를 균일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 현재는 다양한 모양뿐만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나노 입자를 만드는 기술를 가지게 되어 이를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지재료로 사용되는 LFP가 대표적이랍니다.
지금까지 작은 물질을 아주 크게 만들어 주는 현미경에 대해서 알아 보았는데요, 재미있으셨나요? 여기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나노 입자뿐만 아니라 더 작은 원자까지 볼 수 있는 현미경도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미래에는 현미경이 얼마나 더 작은 것까지 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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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한화케미칼 블로그 http://www.chemidream.com/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
Principles of Instrumental Analysis, Douglas A. Skoog, F. James Holler, Stanley R. Crouch
돋보기에서 FE까지 현미경의 변천사, 박창현, 염미정, 엄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