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힘든 하루 보내고 돌아온 집, 저녁 7시가 넘어서 그런지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면서 밥 달라고 아우성을 치네요. 귀찮아서 나가서 사서 먹을까 생각해 보아도 집 근처에는 딱히 먹을 만한 곳도 없고, 특별히 만들어 먹고 싶어도 솜씨가 없어서 요리하기가 두려우시다고요? 이럴때, 볶음밥은 요리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지요!
볶음밥은 많은 재료를 넣지 않아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요, 시큼하고 매콤한 김치와 약간의 고기를 넣어주면 맛있는 김치 볶음밥이 되고, 각종 당근이나 감자, 옥수수와 같은 채소를 촵촵촵 잘라서 넣고 밥과 함께 볶아주면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야채 볶음밥이 됩니다. 또 조금 특별한 볶음밥을 원하면 새우, 피망, 당근, 양파 그리고 계란과 밥을 볶아서 새우볶음밥을 만들 수 있고, 특별한 재료가 없을 때에는 계란과 밥, 그리고 소금 조금만 있으도 근사한 계란 볶음밥이 완성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볶음밥들이 많이 들어 있는데요, 참치볶음밥, 소고기 볶음밥, 햄야채 볶음밥 등 넣는 재료에 따라서 정말 많은 종류의 볶음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케미칼 스토리에서 볶음밥을 이렇게 열심히 다루나고요? 그것은 볶음밥을 만들 때에도 알고 보면 화학이 숨어있기 때문이지요. 도대체 볶음밥에서 화학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르시겠다고요? 걱정마세요~! 케미칼 스토리와 함께 볶음밥을 만들면서 같이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어떤 볶음밥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몸에 좋은 채소가 많이 들어 있는 야채 볶음밥이 적당한 듯하네요. 야채 볶음밥에는 각종 채소들이 들어가는데요, 당근, 양파, 감자에 호박이나 피망을 넣어주셔도 좋고 옥수수를 넣으면 달콤한 맛이 나면서 더 맛있어 집니다. 이제 재료들을 이리 썰고 저리 썰어서 작게 만들어 주면 재료 준비는 끝! 이제 채소들을 볶아야 하는데요, 식용유를 보니 여러 종류의 식용유가 있어서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모르겠네요.
식용유는 동물성 지방이나 식물성 지방을 이용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식용유들은 대부분 식물성 지방을 이용해서 만들고 있지요. 대표적으로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카놀라유, 우리나라에서 정말 많이 사용하는 참기름이나 들기름, 그리고 식용유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콩기름과 옥수수유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식용유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요, 각기 다른 기름이지만 이들을 만드는 법은 유사합니다. 예전에는 식용유의 주 원료가 되는 식물을 압착해서 기름을 짜내었지만, 이럴 경우 많은 양을 얻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원료를 곱게 간 뒤 기름성분을 잘 녹여내는 헥산을 이용해 추출하고 있지요. 이렇게 하면 압착 방식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추출법을 이용해서 만들 경우 식용유에 헥산이 남는 것을 우려하실 수도 있지만 헥산은 끓는 점이 상당히 낮아서 낮은 압력에서 온도만 올려주면 쉽게 제거 될 수 있고 실제로 식용유에 남아있는 양도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각종 식용유들은 각각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들기름에는 오메가-3와 오메가-6가 고르게 들어 있는데요, 대부분의 식용유들은 오메가-6만 많이 들어 있지만 들기름은 오메가-3와 오메가-6가 고루 들어있어서 불균형을 조절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오메가-3와 오메가-6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준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작용을 하지만 오메가-3는 알레르기 감소와 염증억제, 혈관확장과 같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올레인산이 풍부한 올리브유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소화흡수율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여기다가 암에 대해 저항력을 높여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 참기름은 맛과 향이 좋을 뿐만 아니라 항산화물질이 들어 있으며, 포도씨 유도 항산화물질이 많고 비타민 E가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각기 장점이 많은 식용유 중에서 어떤 걸 써야 하는지 모르시겠다고요? 식용유를 고를 때 가지고 있는 특징들보다는 발연점에 중심을 두고 사용해야 합니다. 발연점은 식용유가 연기를 내면서 타는 온도를 말하는 데요, 일반적으로 포화지방보다는 불포화지방이 발연점이 낮고 탄소수가 적은 기름일수록 낮은 편에 속합니다. 발연점이 낮은 기름을 고온에서 음식을 튀길 때 사용할 경우 식용유가 화학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면서 몸에 해로운 물질이 나올 수 있어서 되도록이면 발연점에 따라 용도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 그리고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은 기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볶음이나 튀김보다는 무침이나 샐러드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에 포도씨유 나 옥수수유, 콩기름은 발연점이 높아서 튀김이나 볶음에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볶음밥을 만들기 위해서 채소를 볶다 보니 너무 많은 재료가 남아있네요. 이를 어찌할까 생각해보니 플라스틱 용기에 보관해놓으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려고 하다 보니 갑자기 걱정이 되는 것이 몸에 해로운 물질이 플라스틱에서 나올 수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플라스틱은 정말 많은 종류가 있는데, 한화케미칼에서도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습니다. 폴리에틸렌(PE)와 폴리바이닐 클로라이드(PVC)가 대표적인데, 이 플라스틱들은 한화케미칼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국내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그 품질이 뛰어나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폴리에틸렌은 에틸렌 분자를 이어서 만든 고분자인데, 그 밀도에 따라서 밀도가 높으면 HDPE (High Density Polyethylene), 낮은 밀도를 가지면 LDPE(Low Density Polyethylene) 나뉘게 됩니다. PVC는 바이닐 클로라이드(Vinyl chloride)라고 부르는 분자를 이용해서 만든 고분자인데, 파이프나 전선피복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화케미칼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외에도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폴리에스테르,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스타이렌, 폴리에틸렌 프탈레이트(PET)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컵이나 그릇, 그리고 용기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에 경우 먹는 음식을 담아두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이용해 만들어져야 하는데, 특히 환경호르몬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주방용품에 플라스틱을 이용하는 것이 꺼려지기도 합니다.
사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주원료인 고분자의 경우는 환경호르몬과는 큰 연관이 없습니다. 고분자의 경우 화학적으로 상당히 높은 안정성을 가지고 있어서 반응을 하거나 분해되어서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고분자 외에 플라스틱에 들어가는 또 다른 물질에는 가소제가 있습니다. 고분자끼리 뭉칠 경우 상당히 딱딱해서 이 사이로 가소제가 들어가게 해서 부드러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에 사용합니다. 그런데 가소제는 서서히 빠져 나오는 경우가 있고 몇몇 가소제에 경우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져서 주방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그리고 PET등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소재라서 가소제 없이 플라스틱을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방용 플라스틱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 멜라민 수지도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 수 있어서 몇몇 제품들은 이를 이용해서 플라스틱을 만들기도 합니다.
볶음밥을 다 만들고 맛있게 먹었더니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일중 하나인 설거지가 남았네요. 설거지를 하다 보면 물로는 안 닦이는 것이 있는데, 이 때 신기하게도 주방용 세제를 이용하면 말끔하게 닦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주방용 세제나 대부분의 세제들은 그 안에 계면활성제라고 부르는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이 계면활성제라고 부르는 물질은 참 특이한 분자인데요, 한쪽은 물과 친한 친수성 부분이 있고 다른쪽에는 물과 안 친한 소수성 부분이 존재하는 분자입니다. 접시에 묻은 음식물은 대부분 탄수화물과 단백질, 그리고 지방인데, 특히 단백질과 지방은 물하고는 잘 섞이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제에 들어 있는 계면활성제는 이들이 물하고 잘 섞이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계면활성제에 있는 소수성 부분은 물하고 잘 섞이지 않지만 단백질이나 지방과는 잘 섞이는 편이라서 주변을 둘러싸게 됩니다. 이렇게 음식물을 둘러싼 계면활성제의 표면은 물과 잘 섞이는 친수성 부분이 밖으로 드러나게 되어서 물에 잘 분산되게 하고, 이 때문에 물로는 잘 안 닦이던 음식물이 계면활성제를 이용할 경우 물로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염기성 물질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비누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게 되는데, 폐 식용유를 이용해서 비누를 만들 때를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염기성 물질로는 가성소다나 가성가리를 이용하는데, 가성소다의 경우 한화케미칼에서도 만들고 있습니다. 가성소다는 수산화나트륨(NaOH, Sodium hydroxide)를, 가성가리는 수산화칼륨(KOH, Potassium hydroxide)을 말하는 것으로 강염기 물질들이지요. 직접 비누를 만드는 경우 외에도 실제 공장에서 세제를 만들 때에도 원료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방 속에 숨어 있던 화학들에 대해서 찾아보았는데요, 재미있으셨나요? 알고 보면 생활 속에는 이곳 저곳에 화학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답니다! 오늘은 주변에 있는 화학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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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한화케미칼 블로그 http://www.chemidream.com/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