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식목일이 떠오른다면 자연을 사랑하시는 분, 블랙데이와 짜장면이 떠오른다면 외로운 영혼, 혹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읊던 T.S 엘리엇의 시가 떠오르는 문학도도 계실 것 같네요. 아, 화사한 벚꽃축제도 4월의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죠. 그런데 혹시... 교향악축제가 떠오른 분도 계시나요? 그렇다면 진정한 클래식 애호가 인증! :)
매년 4월엔 전국의 클래식팬을 설레게 하는 교향악축제가 시작된답니다. 축제기간 동안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매일 전국의 오케스트라들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각지의 오케스트라들의 특색과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골라 감상하는 재미가 있고, 압도적으로 저렴한 티켓가격은 클래식 공연의 문턱을 낮추어 누구든 부담 없이 교향악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되는 일등공신이 아닌가 싶네요.
2013년에도 어김없이 교향악축제가 열렸습니다. 4월 1일 울산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4월 17일 수원시립교향악단까지, 17일에 걸쳐 16개의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저는 2009년부터 매해 교향악축제에 참석했었는데 올해는 조금 특별히 한화케미칼 블로그 기자단의 자격으로 초대를 받았답니다. 한화 그룹은 14년째 교향악축제를 후원해오고 있습니다. 이는 '혼자 빨리'보다 '함께 멀리' 가자는 한화 동반 성장 철학의 대표적인 실천 사례로 평가되고 있죠. 덕분에 저도 4월 17일, 2013 교향악축제의 마지막 날 수원시립교향악단의 공연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전경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부채 모양으로 지어진 음악당 앞에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4월 중순에는 다소 쌀쌀한 밤공기에도 불구하고, 공연시각이 가까워오자 수많은 클래식 팬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교향악축제의 인기를 실감케 하였답니다.
예술의전당에 오는 모든 이들의 발길을 잡아 끄는 것, 바로 음악분수입니다. 야외에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와 함께 색색의 분수가 춤을 추는 것을 바라보자니 축제의 설렘이 더해집니다.
음악당 로비로 들어오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에 걸린 커다란 주황 현수막이었어요. 이곳뿐만 아니라 음악당 여기저기서 한화의 이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초대권을 가지고 한화그룹 안내데스크를 찾아가자 이렇게 R석 입장권과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소개와 공연 프로그램 소개, 그리고 협연자 소개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두툼한 프로그램북까지 인원수만큼 챙겨주는 센스! 한화그룹의 임직원분들이 진심 부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저 내년에도 쭉 한화케미칼 드림팀 하면 안될까요? 분발해야겠네요!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을 때 조금 놀랐습니다. 왜냐면 거의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 때문이었죠. 두근거리는 기대감을 안고 조용히 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립니다. 오늘 수원시향의 지휘자는 김대진 지휘자이고 협연자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었어요.
수원시향 단원들이 무대에 등장하여 악기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촬영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이후에 이어진 공연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어요. 대신 글로써 그때의 감동을 조금이나마 전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연주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 Op.26
교향시 <핀란디아>는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조국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곡에는 핀란드 민족의 멜로디와 리듬을 사용하여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을 고취시켰다고 하네요. 이 곡이 작곡될 당시 1894년은 핀란드가 러시아의 압제 하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 러시아 정부는 이 음악의 연주를 금지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핀란디아의 시작은 조금 긴장되면서도 웅장한데요, 클래식을 잘 모르시는 분이라도 핀란디아 이 유명한 첫 부분을 들으면 '아하!'하고 익숙함을 느끼실 것 같아요. 하지만 민요풍의 제 2주제로 넘어가면 긴장감은 사라지고 화려하고 흥겨운 느낌을 줍니다. 핀란디아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는 등 공연에 완연히 빠져든 모습이었죠.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Op.47 (바이올린 : 클라라 주미 강)
두 번째 곡은 역시 같은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였어요. 교향악 축제는 매년 클래식계의 라이징 스타들이 협연을 하는 관례(?)같은 것이 있는데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87년생으로 올해 만 스물여섯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은 우아한 검은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발랄하게 하나로 묶은 모습이었어요.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열정적이면서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는 젊은 거장의 면모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지요. 바이올린 협주곡이 끝나고 청중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로 수원시향과 클라라 주미 강에게 응원을 보냈습니다. 그 답례로 클라라 주미 강은 앙코르를 두 곡이나 연주했어요.
생상스/ 교향곡 제 3번 c단조 "오르간" (오르간: 오자경)
인터미션 후에는 이어진 생상스의 교향곡은 오르간과 피아노가 함께 편성되었다는 점이 독특했답니다. 생상스 교향곡에 대한 저의 감상과 지식이 불충분하여 아래에 자료를 살짝쿵 인용합니다.
이 교향곡에는 그러한 생상스의 진가가 최고조로 발휘되어 있다. 무엇보다 ‘악기들의 황제’로 불리는 오케스트라와 ‘악기들의 교황’인 오르간의 만남을 통해서 이 작품은 비범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그야말로 생상스의 최고 걸작이라 할 만하며, 그러한 사실은 작곡가 자신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나는 이 작품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부여했다. 내가 여기에서 성취한 것은 나 자신도 결코 다시는 이루지 못할 것이다.”
출처: 네이버캐스트
온갖 악기가 모여 있는 오케스트라와 웅장한 오르간, 청명한 피아노 거기에 늘 정열적인 김대진 지휘자님의 지휘가 어우러져서 정말 풍성한 음의 향연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예정된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어진 앙코르는 클래식 초보인 저에게도 친숙한 멜로디였어요. 바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이었어요. 달콤한 현악의 선율은 봄 밤과 정말 잘 어울렸답니다. 그리고 이어진 두번째 앙코르는 바로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중 왈츠였는데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삽입되는 등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이라 관객 모두가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공연뿐 아니라, 2013 교향악 축제의 가장 마지막 무대로서 손색이 없는 화려하고 흥겨운 마무리였어요.
'왈츠'를 끝으로 2013 교향악 축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내년 4월에 또다시 만날 2014 교향악 축제는 더 새롭고 더 풍성한 음악의 잔치가 될 것을 알기에 아쉽지만 아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도 교향악축제와 한화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 되겠지요?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