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동, 따르르르릉’
자명종에서 알람소리가 울립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시간을 보니 오전 6시 30분이네요. 그렇게 오지 않길 바라고 바랬던 그 날, 월요일 아침 출근입니다. 가기 싫은 마음 억지로 참아가면서 졸린 눈으로 출근 준비를 합니다. 옷을 입고 나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지각할 것 같아서 아침은 대충 빵으로 때우고 출발을 합니다. 눈이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길이 미끄럽지만 탁월한 균형 감각으로 잘 버텨가며 지하철에 도착합니다. 이제부터 고비! 공포의 지옥철을 타야 하는 시간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경에도 좋고 들어가는 교통비도 많이 절약할 수 있어서 좋기는 하나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고.. 파도타기 하는 것도 아닌데, 아 정말 힘드네요.
‘킁킁, 킁킁’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맡아본 향기가 납니다. 지난 주에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샴푸 냄새. 향기가 좋아서 샀는데, 이런 곳에서 같은 샴푸를 쓰는 분을 만나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나와 같은 샴푸를 사용하는 분이 누군지 찾고 싶어 두리 번 두리 번. 그런데 찾지만 쉽지 않군요. 지하철 한 칸에 향기가 고르게 퍼져서 어디서 나는지 알 수 가 없습니다.
이렇게 냄새는 한 번 퍼지면 어디서 나는지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 방 한쪽에서 향수를 뿌리면 뒤이어 반대편 방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퍼집니다. 좋은 냄새든 좋지 않은 냄새든 바로 이 확산이라고 하는 현상을 이용해 주변으로 냄새가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확산 현상은 냄새가 퍼지는 것뿐만 아니라 물에 잉크가 퍼지는 것도 포함되는데요~ 바로 이 확산이 실제로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사방 팔방~ 마구마구 퍼뜨리는 확산.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손도 시리고 발은 꽁꽁 얼게 하는 겨울!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정말 사계절 중에 겨울이 제일 싫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이 겨울이 여름보다 괜찮은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바로 냄새가 적게 난다는 것입니다. 여름철에는 음식물 쓰레기의 쾌쾌한 냄새 때문에 골치가 앞을 지경이지만, 신기하게도 겨울철 베란다에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는 거의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냄새가 퍼지는 것을 확산이라고 하는데요, 이 확산은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농도가 진한 소금물이 있고 농도가 연한 소금물이 있을 때 두 소금물을 섞으면,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며 결국 비슷한 농도의 소금물이 되는 것입니다. 냄새도 같은 원리입니다. 공기 중에는 냄새를 나게 하는 입자가 없기 때문에 농도가 낮은 상태인데요~ 이곳에 냄새의 원흉이 되는 입자가 들어오면, 농도가 낮은 공기 중으로 냄새가 빠르게 퍼지는 것입니다.
확산 현상은 입자가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만약 퍼져나가는 입자의 무게가 다르면 어떻게 될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무거운 물체일수록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힘들 것입니다. 냄새 입자도 똑같습니다. 무거운 입자일수록 움직이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냄새의 입자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냄새가 느리게 퍼지게 됩니다.
온도도 확산이 일어나는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 온도가 낮으면 입자들의 끊임없는 움직임이 둔화됩니다. 우리가 겨울에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온도가 높아지면 입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져서 확산현상도 빠르게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겨울철보다 여름철에는 냄새가 빨리 퍼져서 음식물 냄새도 여름철에 더욱 심하게 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확산은 온도와 입자의 무게에 따라 다르게 일어나게 되는데요~ 이런 확산현상을 이용하여 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술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이 부족한 나라로 되어 있지만 주변에 강이 있어 이를 이용해 식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아프리카에 있는 여러 나라들은 사막이 많은 지형이라서 식수를 얻기가 정말 어렵죠.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가 많지만 빗물이 잘 고이지 않는 토양이어서 물을 얻기 위해서는 몇 km 혹은 몇 십 km를 걸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나라 중에서는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기술을 이용하곤 합니다.
소금물인 바닷물을 식수로 만들기 위해서는 염분, 즉 소금을 제거 하여야 합니다. 바닷물을 증발시켰다가 다시 냉각시켜 순수한 물을 얻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증발을 이용한 담수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어 역삼투를 이용해 담수를 만드는 방법을 이용합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농도가 높은 소금물과 순수한 물이 만나면 농도가 높은 소금물에서 순수한 물 쪽으로 소금 성분이 이동을 하는 확산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이동을 막기 위해 반투과성 막을 그 사이에 놓으면 소금 성분이 아닌 물만 이동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물은 서로 비슷한 농도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순수한 물이 소금물로 이동하는 것이죠. 우리는 흔히 이러한 현상을 삼투라고 부르며, 이때 막에 가해지는 압력을 삼투압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때 소금물에 삼투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하게 되면 순수한 물에서 소금물로 물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방향으로 물이 이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서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을 얻는 것이지요. 이것을 역삼투라고 하는데요~ 역삼투를 이용한 해수 담수화 기술은 기존의 담수화 기술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유지가 쉬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섬과 같은 곳에서는 빗물로는 식수를 전부 감당하기 힘들어 역삼투를 이용해 바닷물을 담수화하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http://www.flickr.com/photos/sswain_1999/7901345262, Bhakua)
병원에서도 확산을 이용해 병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혹시 신부전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우리 몸에 있는 신장이 정상적인 역할을 못하는 병을 말합니다.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은 혈액 속에 있는 나쁜 물질들을 제거하지 못해 치명적이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경우, 신장을 이식해야 하는데요, 현재로써는 이식 가능한 신장이 많지가 않기 때문에 이조차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공적으로라도 신장을 대신하는 기계를 만들어 피를 맑게 해주는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공투석. 일정한 막을 두어 한 쪽은 환자의 피를 흐르게 하고 다른 한 쪽은 인간의 피와 비슷한 건강하면서도 농도가 같은 용액을 흘려줍니다. 그러면 환자의 혈액에서 나온 나쁜 성분들은 용액 쪽으로 확산하게 되고, 인간의 몸에 꼭 필요한 성분들은 그 농도가 용액과 유사하기 때문에 확산이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투석을 하고 나면 혈액 속에 나쁜 성분들이 많이 줄어들어 건강을 회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실질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로써는 신장을 이식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합니다.
(자료출처: http://www.flickr.com/photos/bisgovuk/6725100343, bisgovuk)
물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발생되는 수소. 이것을 태우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서 열을 내고 물을 발생함으로써,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한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전기 과부하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요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소는 자칫 저장을 잘못할 경우, 쉽게 폭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수소 분자는 무게가 가장 적게 나가는 기체로, 확산 속도가 다른 공기중의 기체들 - 산소나 질소, 이산화탄소와 같은 기체들보다 엄청 빠르기 때문에 기존의 가스통의 저장되었던 수소가 조금이라도 새어나가게 되면 순식간에 퍼지며 위험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LPG가스의 저장방식과 같이 저장이 쉬우면서도 동시에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에 힘을 쏟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확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냄새의 퍼짐이 확산현상 때문이라니~ 놀랍지 않으세요? 혹시라도 길을 가다가 낯선 사람에게 익숙한 향기가 난다면 어디서 맡은 냄새인지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지만 확산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 참고문헌–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한화케미칼블로그 http://www.chemidream.com
환경부 물 사랑 블로그 http://blog.daum.net/i_lovewater/24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
차량용수소저장기술, 수소에너지사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