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족의 로망, 모닥불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8월도 끝나가는데요. 더위를 이기기 위한 여름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휴가지의 대명사인 바다로 떠나는 분들도 있지만, 요즘은 색다른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듯 해요. 특히 ‘캠핑’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도심을 떠나 자연의 평안함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매력에 빠진 캠핑족의 수는 점차 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이러한 캠핑에 모닥불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죠? 멋진 분위기와 함께 따스함을 전달해주고, 맛있는 식사를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모닥불. 오늘은 그 속에 숨겨진 화학의 원리를 알려드릴게요!!
장작에 불을 붙여서 만드는 모닥불은 공기중의 산소와 나무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면서 나오는 빛과 열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나무는 탄소와 수소라는 원소가 주성분인 탄화수소로 이루어져있어서 산소와 반응을 하게 되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때 열이 외부로 발산되게 되는데요. 화학에서는 이러한 반응을 발열반응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발열반응을 이용해 밥을 하기도 하고 추운 몸을 녹이는 데에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화학과 열은 관련이 많답니다.
오늘은 열 속에 숨어있는 화학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뜨거울수록 빨리 녹을까?
어린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귀엽고 깜직한 모습과 함께, 한 손에는 달콤한 사탕이나 과자,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사진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저 또한 어릴 적에는 달콤한 음식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겠다고 찬 우유에 설탕을 녹여 얼려 먹곤 했었는데요. 그 때는 단 맛을 많이 느끼고 싶어 설탕을 듬뿍 넣고 나면, 찬 우유였기에 쉽게 녹지가 않아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따뜻한 우유에 설탕이 잘 녹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설탕을 녹이기 전에 우유를 데우고 있지만요.
이렇게 소금이나 설탕과 같은 물질을 액체에 녹일 때, 뜨거울수록 잘 녹는다는 것은 화학을 배우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소금이나 설탕이 물과 같은 액체에 녹는 과정이 화학적으로 보면 열을 흡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랍니다. 소금은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이 1:1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어요. 소금이 물에 녹을때는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이 따로 떨어져서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열을 흡수 해야 한답니다. 이때, 주변의 온도가 높을수록 쉽게 열을 흡수할 수 있어서 따뜻한 물에 더 잘 녹을 수 있는 겁니다.
반면에 온도가 높아도 잘 녹지 않는 물질이 있습니다. 오히려 온도가 낮아야지 잘 녹는 물질이 있으니 바로 기체랍니다. 마시면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는 탄산음료! 그러나 잘 못 마시게 되면 입에서 기체가 나오는 보기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이는 음료 안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기체가 물에 잘 녹기 위해서는 압력이 높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온도도 낮아야 합니다. 그래서 냉장고에 넣어둔 탄산음료에 경우 이산화탄소 기체에 잘 녹아있지만 온도가 높은 곳에 놓아둔 탄산음료는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잘 빠져 나와서 마시면 청량감이 덜 느껴지는 것이랍니다.
│ 열을 지켜주는 보온병의 비밀
이제 눈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을,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고 나면 시원한 바람 때문인지 따뜻한 커피도 한잔이 생각나는데요. 그래서인지 등산을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 보온병에 따뜻한 커피를 담아 가시는 것을 종종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온병은 어떻게 따뜻한 물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것일까요?
뜨거운 물질이 차갑게 식는 과정은 열이 뜨거운 물질에서 차가운 다른 물질로 이동해 일어납니다. 이 열이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 첫번째는 직접 고체끼리 직접 만나서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뜨거운 냄비에 손이 닿아 깜짝 놀라는 것처럼 열이 금속에서 손으로 직접 전달되어 뜨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 두번째는 기체나 액체와 같은 물질을 통해서 전달되는 것입니다. 겨울에 집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보일러를 가동하면 마루뿐만 아니라 집안 전체가 따뜻하게 되는데요. 이것은 가열된 마루에서 공기로 열이 전달되어 따뜻해진 공기는 가벼워져서 붕붕 날아가게 됩니다. 반면에 가열되지 않은 차가운 공기는 무거워서 바닥으로 가라앉게 되고, 다시 열을 받아서 위로 날아가게 되는 것이죠.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집안 전체가 따뜻해지는 것이랍니다.
* 마지막으로 적외선에 의해서 열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열을 가지고 있는 물체는 적외선이라고는 특별한 빛을 내게 되는데요, 사람에 경우도 체온이 36.5도로 이에 해당하는 적외선을 내뿜고 있습니다. 이 적외선은 돌아서 갈 수 없고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빛처럼 반사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닥불을 쬐고 있을 때 누군가 앞을 가리면 열기가 약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랍니다.
만약 이 세가지 열의 전달 방법을 차단하면 따뜻한 물질이 식는 것을 막을 수 있겠죠? 보온병 내부에는 진공으로 된 공간이 있어서 다른 물질과 접촉 되거나 혹은 기체나 액체를 통해 열이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답니다. 또 내부에는 은으로 코팅이 되어있어서 자외선을 반사하여 열이 자외선을 통해 전달하는 것을 막고 있어요. 그래서 보온병은 이러한 원리를 통해 오랜 시간 동안 커피가 따뜻할 수 있도록 유지시켜 주는 것입니다.
│ 불에서 나오는 전기?!
뜨거운 햇볕 때문에 밖에 나오면 정말 참기 힘들어서 당장이라도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고 싶은 여름! 가끔은 이러한 열기를 다른 곳에 이용하면 좋지 않을까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역시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지, 벌써 이런 열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 분들이 연구 하시는 것 중 하나가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물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신기한 물질은 알고 보면 반도체인데요. 한화케미칼에서 만드는 태양광 발전 모듈에도 쓰이기도 하는 반도체는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적절한 빛만 들어오면 반도체는 이를 흡수하여 전자를 내놓고, 이 전자가 외부도선을 돌면서 전기가 되는 것입니다.
열전소자도 같은 원리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열을 가지고 있는 물질의 경우 자외선이라는 빛을 내놓는 데요 열전소자에 쓰이는 반도체는 이 빛을 흡수합니다. 그래서 이를 이용해 전자를 만들고 다시 외부 도선으로 전자를 이동시켜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이를 이용해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데요. 가장 먼저 적용하려는 분야는 자동차입니다. 자동차에 있는 배터리는 엔진이 움직여서 충전되는데요. 만약 열전소자를 이용해서 엔진에서 나오는 열로 전기를 만들어 충전하면 약 10%정도 연료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몇몇 업체에서는 손목 시계나 핸드폰과 같은 소형 기기의 충전을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충전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놀랍지 않나요?
최종적으로는 열전소자를 이용해 화력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대형 발전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데요. 땅 속에 숨어있는 지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의 발전시설과 달리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서 친환경적인 발전시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열전소자가 열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떨어져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열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덥고 무더운 여름에 짜증나게 하는 열이지만 그 안에는 무궁무진한 과학이 숨어있다는 사실!
여러분도 열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과학에 대해 찾아보시는 건 어떠세요?
참고문헌: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
고효율 열전소자 기술, ETRI, 장문규 외 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