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는 요즘, 체감온도는 35도 이상으로 올라가 그야말로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냉방비에 대한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전기를 쓰지 않고도 온도를 낮춰주는 냉각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냉각기술의 핵심이 바로 ‘태양’이라는데요. 여름 무더위의 주범이라 생각됐던 태양이 어떻게 시원하게 해주는 냉각기술로 변신하게 됐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맑은 날 더 춥다? #복사냉각이란?
'복사냉각(radiative cooling)'이란 대기복사에 의한 대기의 냉각과 지구복사(radiation)에 의한 지표면의 냉각 현상입니다. 즉, 지표로부터 방출된 복사에너지가 흡수된 복사에너지보다 클 때 총 에너지의 손실로 차가워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낮 동안 태양광선으로 데워졌던 지표면이 밤 사이 열에너지를 적외선 형태로 공기 중 또는 대기권 밖으로 내보내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이지요. 주로 맑은 날, 바람이 약한 밤에 복사냉각이 잘 이뤄져 안개나 서리가 잘 형성됩니다.
#복사에너지 의미
그렇다면 복사에너지란 무엇일까요? 복사에너지는 적외선이나 광선 등의 복사선이 운반하는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온도를 가지고 있는 모든 물체는 복사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태양이 방출하는 태양복사 에너지를 받은 만큼 적외선과 전파에 해당하는 파장으로 우주로 방출하는데, 이를 지구복사 에너지라고 합니다. 지구가 에너지를 방출하지 않으면 지구의 기온은 계속 상승해 생물이 살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의 피부도 복사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여러사람이 가깝게 모여 있을 때 서로에게 방출하는 복사광 에너지로 따뜻함을 느끼며, 공공건물 출입 시 비접촉 방식으로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는 방식이 바로 피부에서 방출되는 복사광을 이용한 것입니다.
에너지 제로 기술, #복사냉각기술
복사냉각기술이란 바로 위에서 언급한 복사냉각 원리를 이용해 건물이나 자동차 등이 낮 동안 흡수한 열을 외부로 방출해 전기를 쓰지 않고도 온도를 낮추게 하는 기술입니다. 주로 태양열에 의한 건축물의 온도상승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1970년대부터 등장했는데요, 별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화석 연료 고갈과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광학 설계 기술과 나노 소재 합성, 나노 구조 제작기술 등의 발전으로 건축물 외에도 광전자 소자, 의류 섬유 등 복사냉각기술의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있는데요, 실제 복사냉각기술을 이용한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르면 기온 떨어지는 #복사냉각페인트
최근 국내연구진이 바르면 표면온도가 떨어지는 복사냉각 페인트를 개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페인트는 일반 페인트 용매에 친환경 실리카 물질을 넣어 만들어졌습니다. 이 페인트를 바르면 표면 온도를 최대 10℃ 정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외부 온도가 상승하면 그 열을 적외선 형태로 방출해 온도를 낮추는 원리입니다.
나노광학구조 이용한 #금속 열복사 냉각기술
한여름 햇볕 아래 주차된 차량 내부 온도는 80℃ 이상 상승하게 되는데요, 금속은 태양광을 흡수한 후 공기 중으로 다시 열을 방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외에도 건축이나 통신장비 등 야외 금속구조물의 경우 강제로 열을 방출시키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열복사를 돕는 나노구조를 도입한 금속판으로 자체 냉각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이 금속판을 부착할 경우 여름철 평균 대기 약 25℃를 가정했을 때 10℃ 이상의 냉각 효과가 예측됐습니다. 뜨거울수록 열복사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여름철 냉각효과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또한 복사냉각기술을 이용한 섬유도 등장했는데요. 이 섬유로 만든 옷을 입으면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반사하면서도, 몸에서 방출된 열을 흡수해 밖으로 방출시켜 체온을 낮추게 됩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철, 복사냉각기술이 우리 주변에 적용된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굳이 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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