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내 책상이 좁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항상 책상의 귀퉁이에 없셔리하게 움츠리고서 업무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책상 위를 훑어보면 자주 쓰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무용품이라는 이름의 잡동사니들이 어느새 나의 책상정복을 외치며 야금야금 점령하기 시작한다. 가끔은 “오늘은 안 쓰는 것들 싸그리 다 정리해버리겠어” 라며 기세 좋게 박스에 넣었다가도 마지막 확인단계에서,
“이것은 왠지 (지난 6개월 동안 한 번도 안 썼지만 그래도) 쓸일이 있을 거 같아!” “이건 지난 시즌에 한정품으로 산 거야. 다시 살 수도 없어~” “이걸 얼마 주고 샀는데...” 라며 절규하고는 주섬주섬 책상 속 서랍 깊은 곳에 넣어놓고 타조머리 감추기 놀이를 하기 일쑤다. 맘잡고 책상을 정리하려던 마음도 잠시, 10%도 안되게 겨우 정리한 후 다시 수북이 쌓여있는 잡동사니를 보며 자기합리화를 한다.
위의 글에 동감하며 남들에게 들킨냥,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분들을 위해 한화케미칼 북마스터가 추천합니다.
저자 캐런 킹스턴은 공간정리(Space Clearing)를 서양적 접근법으로 실용화한 이 분야의 선구자입니다.
수리수리마수리~이 책을 읽는 당신은 책을 놓음과 동시에 청소를 하게 될 것이다 뿅!!!!
잡동사니가 사는 곳을 둘러싸고 이에 파묻히게 되면 그로 인해 사람에게 와야 할 좋은 기운이 그 물건들에 막혀 사람에게 다다르지 못하여심지어는 나쁜 기운 속에서 굴곡 많은 삶을 살게 된다.
# 어떤 것을 잡동사니라고 할 것인가?
① 감사한 마음만 남은 맘에 들지 않은 선물과 같은, 눈에서 멀어져 쓰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물건들.
우리가 좋아하고 늘 사용하는 물건들은 강하고 활기찬 에너지를 가진다.
역으로 잊혀지고 버려진 물건이 있다면 그 주변의 에너지 흐름은 둔화되고 정체된다 .
② 정리하는 데만 두 배의 노동이 필요한 조잡하거나 정리되지 않는 물건들.
필요한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 눈에 띄는 장소에 널려놔야 한다며
"혼돈 속에서도 질서는 있다"고 항변한다면 당신은 정리를 잘 못하는 사람이다.
③ 좁은 장소에 넘쳐흐르는 덩치만 큰 물건들.
제한된 공간에 물건을 쑤셔 넣으면 넣을 수록 에너지가 움직일 공간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④ 수리가 필요하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끝내지 못한 모든 것.
끝내지 못한 어떤 것을 우리의 무의식은 간단하게 무시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 위에 해당하는 사례가 한 가지라도 있다면 과감히 제거대상에 올리길 바랍니다.
# 우리는 왜 잡동사니를 버리지 못할까?
① '만일'을 대비하여 보관한다.
언젠가는 쓰일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꼭 버리고 나면 쓸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
② 소유와 동시에 영역을 확장했다고 여긴다.
평소 물건을 살 생각만 하고 보관에 대해선 생각 안 한다.
③ 부모에게 물려받은 수집벽이 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도 책을 못 버리신다 아니 안 버리신다. 목놓아 불러봅니다. 아부지~
④ 한 번 구입한 물건은 절대로 안 버린다.
언젠가 골동품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 이 중 두 가지에 해당한다면 이 책을 끝까지 밑줄 쫙쫙 그어가며 읽어볼 것을 권유합니다.
# 그렇다면 잡동사니로 인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있는 공간에 풍수회로를 접목해본다. 풍수회로란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의 여러 다른 공간들이 우리의 인생과 어떤 특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격자 모양의 회로를 일컫는다. 이 풍수회로표는 전체적인 공간(집이나 방 전체)을 볼 수도 있고, 한정된 공간(책상, 화장대)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 중 어느 한곳에 잡동사니가 산재해 있다면 그 쪽에 위치한 풍수회로가 막혀있는 것을 뜻한다.
아래 책상을 풍수회로표에 빗대어 보니 5번인 건강·조화를 빼고는 죄다 잡동사니가 저의 흐름을 막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래서... 날 잡고 치웠습니다! 좋은기운아 나에게로 오렴~
정리 전(왼쪽), 정리 후(오른쪽)
캐런 킹스턴은 말합니다.
물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저장강박증에 빠지게 되고, 내게로 오려는 운의 길이 막히게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