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고 맑은 날~ 이사철이 왔어요!
알록달록 꽃들이 피고 온 세상이 초록색으로 갈아입은 요즘! 본격적인 여름날씨와 장마가 시작되기 전이죠? 겨울의 추위 때문에 미뤄두었던 여러 가지 계획을 실천하는 5월은 이사철이라고 불릴 만큼 새집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랍니다.
새로운 곳으로 갈 준비를 하다 보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기대와 설렘으로 마음이 두근두근한데요,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새집증후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집증후군이란 건축된 지 2년 이내의 새 집, 특히 새 아파트의 거주자가 실내공기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음으로 해서 두통과 무기력증, 피부발진, 눈, 코 등의 점막자극증상과 호흡기 장애 등 병적 증상에 시달리는 현상이에요.
1983년 세계보건기구(WHO)회의에서 빌딩, 아파트 등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비정상적 증상들의 복합체를 최초로 ‘빌딩증후군’이라고 명명했으며, 최근에는 일본과 우리 나라에서 새집과 관련된 빌딩증후군을 ‘새집증후군’이라고 명명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이사철, 가장 큰 걱정인 새집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새집의 설렘을 방해하는 포름알데하이드, 넌 누구냐?
포름알데하이드, 어딘지 위압적인 이름을 가진 이 녀석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자주 갔던 실험실입니다. 실험실에는 여러 가지 신기한 것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동물을 해부한 생물 표본이 가장 눈길을 끄는 듯 합니다. 이 병 안에는 물같이 무색인 액체가 있는데, 이것을 포르말린 용액이라고 합니다. 이는 포름알데하이드를 물에 녹인 용액으로, 보존효과가 있어서 방부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이유는 포름알데하이드가 다른 물질과 쉽게 반응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공기 중 산소와 결합작용을 잘 일으킵니다. 공기 중 산소는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변형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포름알데하이드 용액에 보존물질을 넣어놓을 경우 보존물질에 산소가 닿기 전 포름알데하이드가 보존물질 대신 산소와 화학작용을 일으킵니다. 이 때 포름알데히드와 접촉한 산소는 포름산으로 변하게 되어 산소는 제거되어 버리죠. 포름알데히드 용액은 이런 방식으로 산소와 보존물질간의 접촉을 차단시켜 방부효과를 일으킨답니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소독제나 살충제의 용도로 포름알데하이드가 사용되기도 해요. 포름알데하이드가 세균 자체나 곤충의 세포와 화학적으로 쉽게 반응하여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답니다.
사실 곤충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포름알데하이드는 치명적인 물질이에요. 포름알데하이드는 강력한 발암원으로 추정되며, 0.04ppm이상이면 아토피성 피부염 발생, 0.25ppm이상이면 호흡기 장애시작, 2.0ppm이상이면 눈을 찌르는 듯한 고통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농도가 진해질수록 그 영향은 더욱 커져서 폐수종을 유발하기도 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정도로 독성이 강한 물질인데요, 이렇게 위험한 물질인 포름알데하이드를 관리하기 위해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으로 관리하고 있답니다.
# 어디서 자꾸 나오는 걸까? 집안에서 찾을 수 있는 포름알데하이드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성 등급 1로 정해져 있으며, 한국과 미국 및 일본에서는 인체발암 의심 물질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위험한 물질인데요, 더 이상 모른 척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이 화합물! 어디서 나오는 지 알아야 쉽게 피할 수 있겠지요?
포름알데하이드는 산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건축분야에서는 크게 두 부분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곳이 접착제에요. 접착제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물질이 포름알데하이드입니다. 예전에는 종이로 만들어진 벽지를 붙일 때 밀가루로 풀을 만들어서 접착시켰지만, 합성수지로 된 벽지의 경우 밀가루 풀의 접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곤 했답니다.
또 바닥에 쓰이는 장판의 경우도 바닥과 떨어지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서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름알데하이드와 반응하여 얻어지는 페놀수지, 요소수지, 멜라민 수지 등은 목재에 대한 접착력이 우수하여 목재나 가구류의 접착제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또한 포름알데하이드는 가구, 건축자재, 종이 등의 생산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목재의 보존을 위해서 방부제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고, 건축자재중 플라스틱을 합성하는 곳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포름알데하이드를 이용해 합성한 수지들은 종이의 구겨짐을 방지해주고 더 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종이를 코팅하는 데에 사용 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이들을 사용한 건자재에서는 2~3년간 지속적으로 포름알데하이드가 방출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새로 제조된 합판의 경우 시간당 100㎠의 합판에서 18.0㎍의 포름알데하이드가 발생된다고 합니다.
# 너희도 문제가 있었어? -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다른 물질들
새집증후군의 대표적인 물질이 포름알데하이드 이지만 그 외에도 새집 증후군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여러 가지 있어요. 이들이 대부분 공기에 잘 날아가는 성질을 갖고 있고 유기화합물이기 때문에 모두 모아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물질이 손톱을 지울 때 사용하는 아세톤과 같은 키톤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벤젠, 두통, 현기증, 피로 등의 원인인 톨루엔 등, 그 종류만해도 수십 가지가 넘습니다. 이들이 발생되는 곳은 여러 가지 이지만 가장 대표되는 곳은 건축자재, 페인트와 같은 마감재료, 각종 건물 세척제, 복사기 토너, 접착제, 담배 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막 끝낸 새집의 경우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가 오래된 집에 비해서 상당히 높을 수 있답니다.
# 환기! 그 것이 최고야
그렇다면 새집증후군을 피할 방법이 없는 걸까요?!
새집증후군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인이 되는 물질이 적게 나오는 오래된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겠지만, 새집이라고 해서 꼭 이러한 포름알데하이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예요.
가장 먼저 추천하는 방법이 바로 환기 입니다. 새집증후군의 문제가 되는 물질들은 공기 중으로 잘 날아가는 물질들입니다.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환기를 잘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새집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답니다. 그래서 신축 아파트 입주 초기, 혹은 인테리어 공사 직후에는 집을 비우고 환기를 꼭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베이크 아웃(Bake Out)이라는 방법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집을 굽는 것입니다. 집안의 보일러를 35~38도로 5일간 가동한 상태에서 최대한 자주, 오래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방법으로 이렇게 할 경우 그냥 환기하는 것보다 포름알데하이드나 유기화합물들을 더 빨리 제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공기정화에 좋은 숯을 두거나 벤자민, 고무나무 등을 키워 오염된 공기를 흡수, 분해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가구나, 카펫은 새로 산 경우 외부 공기를 충분히 쐬게 한 뒤 사용하면 포름알데하이드와 같은 물질이 나오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구나 카펫 등 집 안에서 사람의 손이 자주 닿는 물건의 경우 접착제가 적게 사용된 물건을 구매하시는 것도 좋겠지요?
또한 방향제나 방충제를 사용하실 때는 모과, 솔가지, 허브식물, 식물정유 등과 같이 식물을 이용하여 방향효과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집안을 꾸밀 때 사용되는 페인트도 되도록이면 유기화합물이 적은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페인트를 사용한 뒤 유기화합물들이 증발하면서 인체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새집증후군. 막연하기만 했었는데, 조금만 노력하면 예방할 수 있겠죠?
여러분도 새집증후군 예방하여 건강한 생활하세요~
* 참고문헌
- 화학물질 유통, 사용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포름알데히드, 한국산업안전공단
- 환경의 역습, ‘새집증후군’ 막는다, 조영상
- 새집증후군 관리와 Green KS, 김수민, 김현중
- 새집증후군과 건강주택, 박상범
- 새집증후군, 그 원인과 대책, 서윤영, 한겨례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