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해주는 계면활성제
아침에 일어나서 외출하기 전, 예쁜 옷도 입어야 하고 머리 스타일도 정돈해야 하지만, 그 보다 먼저 해야 하는 것! 씻어야겠죠? 칫솔에 치약을 발라 양치질도 치카치카, 비누로 세수도 어푸어푸하고 나면 거울 앞에 말끔해진 얼굴, 아 기분 좋아라~!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치약과 비누에는 무엇이 있어서 깨끗하게 해주는 걸까요?
치약과 비누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라는 물질이 몸에 묻어있는 더러운 것들을 제거하는데 일등공신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인체에 해롭다는 방송보도가 있어서 사용하는데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정확히 알고 사용한다면 결코 해로운 물질이 아니에요. 그러면 오늘은 계면활성제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볼까요?
#섞어주세요~ 계면활성제님!
지글지글 맛있는 삼겹살 파티 후, 귀찮은 설거지!
조금이라도 빨리 프라이팬에 묻어있는 기름을 닦아내려고 물로 닦아보지만 깨끗해지지 않네요. 이것은 물과 기름이 서로 잘 섞이지 않는 성질 때문이랍니다.
자석이 철과 같은 금속에 달라 붙는 것처럼, 물은 잘 녹는 물질이 들어오면 그 주변을 둘러싸면서 달라 붙어요. 그렇지만 기름은 마치 플라스틱과 같아서 자석인 물과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아요. 기름 앞에서 물은 자기들끼리만 강하게 붙어 있으려고 한답니다. 이 때문에 기름은 물 사이로 들어가기가 어려워 섞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계면활성제인 세제를 한 방울 넣어서 닦아주면?
언제 삼겹살 파티를 한지도 모르게 프라이팬은 깨끗하게 변하게 되지요!
계면활성제는 물을 강하게 당기는 친수성 부분과 기름을 강하게 당기는 소수성 부분이 있어, 서로 만나기 싫어하는 물과 기름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오작교역할을 해준답니다. 그래서 계면활성제만 있으면 평소 잘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이 쉽게 섞일 수 있답니다.
#생활 속의 계면활성제
그렇다면 오작교 역할을 해주는 계면활성제는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요?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크림, 여기에도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사용되는 유지방과 물은 잘 섞이지 않아, 서로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화제라는 계면활성제를 넣어 주고 있어요. 또 바쁜 업무 중 차 한잔의 여유를 느끼고 싶을 때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 이 안에 들어있는 프림에도 계면활성제가 있다고 합니다. 프림은 기름과 유사한 성분이라서 물에 잘 녹게 하기 위해 계면활성제가 사용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먹는 곳에 사용되어도 괜찮은지 걱정되신다고요?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답니다. 유화제와 같이 식용으로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들은 체내에 남지 않도록 잘 분해가 되는 물질을 사용하고 있어요. 또한 사전에 독성검사를 하여 인체에 남을 경우도 고려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식용계면활성제에 대해 규정하여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답니다.
샴푸, 세제와 같은 생활용품 등에서도 계면활성제를 찾을 수 있어요.
이러한 상품에 사용된 물질은 천연 성분도 있지만, 합성 계면활성제가 쓰이기도 해요. 합성 계면활성제는 자연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분해가 어려운 것들도 있어요. 만약 분해되지 않고 피부에 남을 경우 계면활성제가 몸에 독성을 나타내거나 오염물질이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도와줘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요. 따라서 확인 후 천연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거나 합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할 경우 몸에 남지 않게 물로 충분히 헹궈주는 것이 좋아요.
#나노입자의 모양도 마음대로 바꿔주는 계면활성제
천만 분의 1m보다 작은 입자를 나노 입자라고 하는데요,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을 섞어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작은 물질의 모양을 결정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답니다.
물 속에서 계면활성제의 친수성 부분은 물을 강하게 끌어당겨서 물과 만나려고 한답니다. 반면에 소수성 부분은 물을 끌어당기는 힘이 없고, 오히려 자신과 유사한 다른 소수성 부분들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요.
이러한 성질 때문에 계면활성제는 서로 모여서 덩어리를 만들게 되는데요, 이것을 마이셀이라고 부른답니다. 마이셀의 모양은 농도나 사용되는 계면활성제의 종류에 따라 변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계면활성제의 양이 적으면 서로 뭉쳐서 둥근 형태를 이루다가 점차 많아질 수록 막대 모양을 만들고 평면 모양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마이셀에다가 재료가 되는 나노입자를 넣어주게 되면 계면활성제 표면에 붙어서 마이셀의 표면 모양과 같은 형태를 이루게 됩니다. 이를 이용하면 나노입자의 모양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모양을 정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화학반응을 빠르게 해주는 촉매 입자들은 화학물질과 만나는 표면적이 클수록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데요, 나노입자의 모양을 벌집모양과 같이 많은 면적을 갖는 모양으로 만든다면 이전보다 효율이 더 좋은 촉매를 될 수 있답니다.
#제올라이트를 만드는 계면활성제
계면 활성제를 이용하면 제올라이트라는 물질도 만들 수 있어요.
끓는 돌이라는 뜻을 갖는 이 물질은 석유화학공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촉매중의 하나입니다. 석유를 이루는 다양한 크기의 분자를 일정한 크기의 작은 분자로 만들어 주는 크래킹 과정에서 촉매로 사용되기도 하고 페플라스틱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 반응에서도 촉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제 속에서도 제올라이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빨래하는 물에 칼슘 이온이나 마그네슘 이온이 많이 들어 있으면 세제가 잘 녹지 않는데요, 이때 제올라이트는 칼슘 이온이나 마그네슘 이온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세제가 잘 녹도록 도와준답니다.
제올라이트가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약 10억분의 1m정도의 무수한 구멍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랍니다. 작은 구멍들 속으로 물질들이 지나갈 때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잡아주거나 다른 물질들을 구멍 안으로 쏙쏙 넣어주기도 하는 것이죠.
이렇게 유용한 제올라이트는 천연에서도 얻을 수 있지만 합성해서도 얻을 수 있는데요, 계면활성제를 이용해 합성 제올라이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는 일정한 구멍 크기와 모양을 갖는 물질을 만들기가 어려웠지만, 2011년에 국내 연구진이 계면활성제를 이용해 만든 제올라이트에 경우 구멍 모양이 벌집모양이고 크기도 일정하게 만들어져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답니다.
생활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계면활성제!
이렇게 우리 삶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는 계면활성제가 아주 작은 나노의 세계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참고문헌
Solid State Chemistry An introduction, Taylor&Francis, L. E. Smart, E. A. Moore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
식품의약품안전청 http://www.kfd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