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삼일절은 민족의 숭고한 자주독립 정신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국경일로 지정하고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날은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여 기념식을 거행하고, 다양한 곳에서 순국선열의 뜻을 되새기기 위한 다양한 의식을 거행한다고 합니다. 또한 일반가정에서는 전국적으로 태극기를 게양하여 그 날의 의의를 기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휴일 중에 하루로 인식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조금은 특별한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독립기념관에 가서 삼일절의 의미도 되새겨보고, 역사도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곳에 가면 항상 갖게 되는 의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과연 역사적 물건들은 어떻게 복원을 하고 보존을 하는 걸까요? 여러분도 궁금하시지 않나요? 오늘은 화학과 역사적 유물과의 관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08년 2월 설 연휴를 마무리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게 됩니다. 2008년 2월이라는 말만 듣고도 벌써 기억이 되살아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바로 국보 1호 남대문이 화염에 뒤덮여 있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이 모든 뉴스에 속보로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다시는 원래의 모습을 찾을 볼 수 없을 것처럼 타 버린 숭례문의 모습에 모든 국민들은 슬픔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러나 8년 만에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불에 거의 타 타버린 숭례문을 복원하는 게 가능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문화재 보존과학 덕분입니다. 보존과학은 미술, 인문학에서부터 화학, 물리, 생물학, 지구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 전 분야에 걸친 학문입니다. 대부분의 문화재가 그렇듯이 짧게는 수백 년에서 길게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보니 유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파악해서 물리 화학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보존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화재가 급격하게 훼손되는 경우는 어떤 이유일까요? 대부분 문화재의 경우 발굴 전까지 특별한 조치 없이 오랜 시간을 자연환경 속에서 보관되다 보니 풍화침식이나 산화 등 자연현상에 의한 흔적이 존재합니다. 발굴과정에서는 문화재의 물리 화학적 상태를 조사하지 않고 무리하게 발굴하여 급격하게 산화되어 부서지거나 수축, 팽창의 반복으로 금이 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또한 대기 중의 각종 성분과 화학 결합되어 있어 곰팡이가 번식하여 문화재가 손상되지 않게 제거하는 클리닝 작업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미생물이나 곤충에 의해서 손상을 받기도 하는데요. 배접이나 제책을 할 때 사용한 풀의 단백질 성분은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문화재 보존과 #화학
1. 문화재 중화
▲ 황산알루미늄(출처: http://yshcchem.en.alibaba.com/)
현대 화학은 문화재에 사용된 종이나 잉크와 같은 소재의 성분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이런 것을 통해 보존에 대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19세기 중반에 사용된 명반(황산알루미늄)을 원료로 만든 종이는 약산성 반응을 하기 때문에 양성자들이 조금씩 종이 원료인 나무의 긴 셀룰로스 고리를 조각으로 쪼갭니다. 산성 종이는 누렇게 변색되고 쉽게 부서지는데요. 이때, 일반적으로 탄산수소칼슘이나 탄산수소마그네슘 수용액을 이용해서 해당 문화재를 중화시킨다고 합니다.
2. 문화재 장기 보존
▲ 고서를 오래 보관하기 위한 배첩(출처: http://www.cha.go.kr/)
훼손이 심한 경우는 어떻게 할까요? 훼손이 매우 심한 경우는 책을 분해해서 한 장씩 처리한다고 합니다. 순서는 문서의 손실된 부분을 새로 뜬 종이로 보완한 후 양쪽에 젤라틴을 덧칠한 받침 종이를 끼워 넣는 순입니다. 접합이 끝난 후에는 젤라틴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기 위해 젤라틴 분해용 효소를 사용하는데 이 효소를 완전히 세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폴리에스터 소재를 사용해서 장기 보존을 가능하게 한다고 합니다.
3. 해충 박멸
▲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산화철 원리를 이용한 산소흡수제(출처: http://yuejisorb.kr/)
산화에틸렌을 살포하면 귀중한 문화재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사상균, 해충들을 박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소재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가죽 소재의 경우 산화에틸렌을 잘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밀폐된 유리 진열장에 특수 산소 흡수제를 넣고 책을 전시하여 곰팡이나 해충을 생기지 않도록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흡수제는 황이 약간 함유된 염분을 입힌 미세한 철 가루가 들어있는데, 철이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철이 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철 가루에 염분을 입힌 이유는 산화철이 되는 현상이 염분이 함유된 축축한 공기 중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용기가 완전히 밀폐된 경우 크기가 10 * 10센티미터인 용량의 철 가루는 공기 중의 산소 10리터를 흡수하여 산소 함유량을 0.01퍼센트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1. 탑골공원
▲ 탑골공원 전경(출처: http://www.cha.go.kr/)
삼일절에 탑골공원에 가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3·1운동 당시 시민들과 학생들이 탑골공원에 모여 만세를 외치며, 학생 대표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팔각정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3·1운동의 발상지인 탑골공원에 가면 아직도 그때의 만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또한 사적 제354호로 지정된 탑골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 내 공원으로 조선 시대 석탑으로 국보 제2호인 원각사지십층석탑이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며 탑골공원의 역사적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2. 독립기념관
▲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 전경(출처: http://www.ehistory.go.kr/)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은 1987년 국민모금운동으로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와 국가 발전사에 관한 자료를 모아 건립한 것이라고 합니다. 독립기념관은 총 7개의 상설전시관과 1개의 기증자료전시관으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제1전시관은 조선 후기까지의 우리 민족의 뛰어난 문화유산을 시작으로 역사의 순서에 따라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 등을 거쳐 제7전시관 독립운동을 통한 조국광복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즉 독립기념관에 가면 우리 선조들이 우리에게 대한민국이라는 자주독립 국가를 물려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3.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서대문 형무소역사관 전경(출처: https://ko.wikipedia.org/)
을사조약 이후 일제가 만든 시설로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을 위해 힘쓴 민족지도자와 독립운동가가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이 곳에는 3·1운동 때 유관순 열사가 갇혔던 지하 여자감옥, 강우규 의사가 처형당한 사형장, 여러 독립투사들이 투옥되었던 좁은 감옥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보는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1988년 서울시는 이곳을 독립운동의 역사교육 현장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독립관을 복원하고, 공원을 조성하여 서대문독립공원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역사실을 비롯하여 지하고문실, 야외에 사형장까지 다양한 역사적 장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삼일절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현재에 과거의 역사를 복원하고 보존하는 것은 다양한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접목되어야 합니다. 그런 복원과 보존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좀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많은 학자들과 정부 및 시민들의 노력으로 우리 역사를 공부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삼일절에는 삼일절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K.메데페셀헤르만, F.하마어,H.-J.크바드베크제거 지음, 권세훈 옮김, 에코리브르 출판, 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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