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전 세계가 하나로 주목하는 이슈가 있죠. 바로 ‘노벨상’입니다. 노벨상은 문학, 화학, 물리학, 의학, 평화 등 5개 부문에 걸쳐 전년도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상인데요. 따라서 세상에서 가장 명예로운 상으로, 화학자들과 과학자들에게 노벨상은 상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요.
특히 올해는 노벨 화학상에 3명이 공동수상해 화제가 됐습니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토마스 린달, 폴 모드리치, 아지즈 산자르입니다. 이 세 명의 화학자들은 DNA가 손상된 후 복구과정을 밝혀 암 치료개발의 길을 열었다는 획기적인 성과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DNA’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질병 치료에서부터 컴퓨터까지, DNA가 보여주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2015 노벨화학상, 영광의 주인공은?
▲ 2015 노벨 화학상 수상자 3인(출처: 노벨 위원회)
앞서 소개 드렸듯이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토마스 린달(영국 암연구소 명예수석연구원)', '폴 몰드리치(미국 듀크대 교수)', '아지즈 산자르(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대교수)', 이렇게 3명이 선정됐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이들 3명이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면서 유전자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발견했는데요. 그 매커니즘을 밝힘으로써 암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공로가 인정됐다고 합니다.
#DNA 자가 복구 매커니즘과 암 치료법
▲ 2015 노벨 화학상 발표 기자회견장 테이블 위에 놓여진 DNA 모델(출처: www.gmanetwork.com)
그렇다면 노벨 화학상을 받게 해준 ‘DNA 복구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DNA 자가 복구 매커니즘을 알게 된 것이 암 치료법의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게 하는 걸까요? 노벨 위원회측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 이유를 상세하게 공개했는데요,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우리 몸 속 DNA는 자외선이나 다른 발암 물질들에 의해 손상되기도 하고, 또 선천척으로 불안한 성질을 지니고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 몸에서는 매일 수백만 회에 걸친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DNA가 복제되는 동안 결함이 생긴다고 해요. 이 때 제 기능을 못하는 수준으로 분해되지 않는 이유가 다수의 분자로 이뤄진 시스템이 끊임없이 DNA 손상 여부를 감지하고 복구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복구 시스템이 어떻게 기능을 수행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 토대를 마련해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DNA(Deoxyribonucleic Acid), 정체를 밝혀라!
▲ DNA 구조(출처: www.ibtimes.co.uk)
‘DNA’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많이 들어봤지만 막상 “DNA는 이거다”라고 설명하기는 힘든데요. 쉽게 말씀 드리면 우리가 부모님을 닮은 것은 유전인데, 부모님에게서 유전 물질을 물려받기 때문입니다. 이 유전 물질이 바로 DNA라고 한답니다.
DNA에는 사람마다 고유의 유전정보가 들어 있는데요, 어떤 세포를 만들어야 하는지 신체를 이루는 장기부터 전체 외관까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들이 모두 들어 있답니다. 즉, 우리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적재적소에 만들어내야 하는데, DNA 속 정보를 해석해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죠.
DNA로 #화장품을 만든다?
▲ DNA 화장품(출처: http://allegro.pl/)
DNA, 유전자 정보 등 왠지 어렵게만 느껴지는데요. 사실 우리 실생활에서 이 DNA 정보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답니다. DNA 정보는 우리의 지문처럼 모두가 다른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위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해결하는 중요열쇠가 되기도 하고, 또한 범죄자를 수사할 때, 미아 찾을 때도 DNA 정보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DNA를 활용한 의약품과 화장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요. 최근 입 안의 상피세포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를 가지고 안티에이징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DNA 프로파일링 서비스'도 인기라고 합니다. DNA가 건강은 물론 피부관리까지 그야말로 만능 재주꾼인 것 같습니다.
차세대 미래 컴퓨터, #DNA 컴퓨터가 온다
▲ DNA 마이크로칩(출처: www.askmen.com)
DNA를 가지고 새로운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DNA 컴퓨터’입니다. DNA 기술과 IT 기술의 놀라운 만남인데요. 컴퓨터에 들어있는 반도체를 바로 ‘DNA 분자’를 사용해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래서 DNA 컴퓨터는 분자 컴퓨터라고도 하는데요. 1994년 컴퓨터 공학자 아들만(Leonardo M.Adleman)이 제일 처음 고안했다고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 싶지만 실제 미래 차세대 컴퓨터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라고 해요.
DNA 1g에는 455EB(Exabyte=1024PB)의 정보저장이 가능한데, 이는 1테라바이트 하드 디스크를 수억 개 합한 것과 같은 용량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반도체 컴퓨터에 비교했을 때 전력소모도 적다고 해요. 여기에 기존 컴퓨터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니, DNA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네요.
DNA 반도체, #그래핀이 만든다
▲ 한 쌍의 DNA 띠 주위에(사진 왼쪽 부분) 구리 이온(DNA 띠 사이사이에 있는 구체)과 열을 가하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원자 한 개 두께의 탄소 원자가 길게 배열되는 그래핀 구조(사진 오른쪽)의 트랜지스터 물질이 만들어진다.(출처: 미국 스탠퍼드대)
DNA를 이용해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현실로 옮길 수 있게 해 준 것이 있습니다. 바로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이에요.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하를 전달하면서도 강도가 우수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 받아 왔는데요. 지난 2013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DNA를 이용해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즉, 꿈의 재료인 ‘그래핀’이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 증명한 것이죠. 그래핀에 대해서는 한화케미칼 블로그에서 몇번 소개드렸는데요, 자세한 소개는 아래 글들을 참조해주세요.
총알을 막는 해결사, 꿈의 신소재 '그래핀' ▶ http://chemidream.com/1285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신소재,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란? ▶ http://chemidream.com/1119
인공인체조직 꿈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e) ▶ http://chemidream.com/998
상상을 현실로 바꿔주는 그래핀! ▶ http://chemidream.com/167
#DNA 나노로봇이 질병을 치료하는 세상 올까?
▲ 우리 몸 속에 들어와 질병을 치료하는 나노로봇(출처: http://www.conspiracyclub.co/)
DNA 컴퓨터는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보았던 초소형 나노로봇을 현실화 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는데요. 초소형 나노로봇을 주사기를 통해 우리 몸 속에 들어와 암세포를 발견해 이를 제거하는 것이죠.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나요? DNA에 대한 비밀이 점점 밝혀짐에 따라 우리의 미래 생활환경도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앞으로 DNA를 이용해 어떤 획기적인 제품들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참고자료>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제2005호/2013년 11월.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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