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시픽 림 영화 中 에서(출처: Warner Bros. and Legendary)
추석 명절 잘 보내셨나요?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거나 친구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집에서 내내 밀린 영화나 드라마를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 중에서도 한 케이블 TV를 통해 본 영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로 ‘퍼시픽 림’이라는 영화입니다. 2013년도에 개봉한 영화로, 당시 극장에서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바로 외계괴물에 대항하기 위해 지구에서 메가톤급 호대형 로봇을 만드는데. 이 로봇들은 조종사들의 뇌파를 통해 조종되는 신개념 로봇이었죠.
당시만 해도 "언젠가는 정말 직접 로봇 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뇌파를 이용해 로봇을 조종하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그 상상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리모트 콘트롤러나 컴퓨터가 아닌 인간의 생각만으로 조종하는 로봇, 어떠신가요? 불가능할 것 같다고요?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장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라면 가능하답니다.
▲ 출처: www.zmescience.com
우리는 지금도 다양한 로봇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에 부딪히죠. 바로 ‘인공지능’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가진 로봇이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간에게만큼은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이 아닌, 직접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BCI(Brain-Computer Interface)'는 말 그대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로 뇌와 컴퓨터의 정보통신을 뜻합니다. 뇌의 활동이 컴퓨터에 직접 연결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장치인데요.
손이나 다른 신체를 이용하지 않고도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운동신경 장애가 있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영상이나 사진 인식 등의 분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뇌의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요. 두개골 속에 마이크로칩을 이식하는 방법 또는 두피 외부에 뇌전도(EEG, Electroencephalography) 등의 방법을 이용해 신경신호를 분석하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그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뇌전도(EEG)를 이용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뇌파 송수신 장치로 걷고 있는 척수 장애인(출처: UC 어바인)
뇌파를 이용해 로봇을 움직이는 기술은 주로 장애인들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데요, 바로 얼마 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에서는 뇌파 송수신 장치를 착용한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다시 걷는 모습이 뉴스에 나와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사람의 뇌파(EGG, Electroencephalography)를 분석해 의도를 파악한 뒤, 이에 맞는 전기 자극을 다리 근육에 보내는 방식으로, 이는 마치 영화 아바타 속 하반신 마비 주인공이 아바타를 통해 걷는 기적을 보는 듯 합니다.
연구팀은 환자의 머리에 뇌파를 감지하는 장치를 씌운 뒤 무선으로 컴퓨터와 연결하고, 전기신호인 뇌파 ‘걷고 싶다’는 파형과 ‘선다’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파형’을 분석했는데요. 전기 발생장치는 명령을 받아 양쪽 다리 근육에 전기 자극을 줘 걷거나 서 있도록 한 것입니다. 뇌의 명령을 전달하는 척수의 역할을 중간에 컴퓨터가 대신한 셈입니다.
▲ 뇌전도 측정기를 착용하고 로봇에 올라탄 모습(출처: 고려대학교)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이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 개발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난 8월 이성환 고려대 교수팀은 독일 베를린 공대 컴퓨터과학과 교수팀과 함께 뇌파로 움직이는 로봇 다리를 개발했습니다. 이 로봇 다리는 뇌파를 전송해 앞으로 걷기, 좌회전, 우회전, 제자리 앉기와 서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는데요. 실험결과 신뢰도가 90% 이상일 정도로 정확성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하반신 마비 환자들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겠죠?
▲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출처: www.news.discovery.com)
뇌파를 이용한 똑똑한 로봇 다리가 화제가 되기 이전인 지난 5월에는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팔’이 나왔습니다. 전신마비 장애인인 에릭 소토 씨는 로봇에게 명령을 내려 로봇팔을 움직이게 해서 남의 도움 없이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을 전 세계인에게 보여줘 화제가 됐었죠. 이 놀라운 장면이 나오기 까지는 두뇌 신경에 동작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칩을 심어 로봇팔이 칩의 전기 신호에 반응하도록 한 기술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생각만으로 로봇에게 명령을 내려 움직이지 못했던 팔과 다리를 움직이게 한다면 그 동안 주위 사람 도움 없이는 못 움직였던 전신마비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길이 열릴 것입니다.
▲ 뇌파로 움직이는 휠체어 모습(▲ 출처: http://ces.yonsei.ac.kr)
위 사진은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휠체어입니다. 설치된 2개의 카메라가 장애물을 탐지해 스스로 정지하거나 피하는 기능까지 갖춘 것인데요. 전신마비 장애인들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어, 꼭 필요한 기술 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로봇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으로 기적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데요.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게임 등 일상 생활에서도 활용돼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출처: http://www.homiletic.org/
뇌파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뇌파(EEG)는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전극으로 측정한 것을 의미합니다. 뇌파는 수많은 신경에서 발생한 전기적인 신호가 합성되어 나타나는 미세한 뇌 표면의 신호를 측정해 얻어지는데요, 뇌파신호는 뇌의 활동, 측정시의 상태 및 뇌기능에 따라 시공간적으로 달라집니다. 이에 따라 뇌파 신호는 주파수에 따른 대역별 특성, 시간영역에서의 특성, 그리고 뇌 기능과 관련된 공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뇌파를 이용하면 컴퓨터 화면의 커서를 움직이거나 가전 기기의 On/Off 기능을 선택하거나 게임기 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 미국 NeuroSky 사의 Mindwave(左), 호주의 Emotiv 사의 Epoc(右) (출처: NeuroSky 및 Emotiv 공식 사이트)
기존 뉴스에서 보아왔던 BCI 장치들은 크고 복잡해서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벅차보이는데요.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에서 헤드셋 형태의 BCI 장치를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NeuroSky 사의 Mindwave는 집중, 편안함, 졸림, 흥분 등의 감정 상태를 측정할 수 있으며, 호주의 Emotiv 사의 Epoc은 감정 상태 뿐만 아니라 눈 깜빡임이나 윙크, 시선, 눈썹 움직임, 주름, 인상, 미소 등 표정 변화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 뇌파로 움직이는 '두뇌 자동차' (출처: 텐센트 뉴스(騰訊新聞))
뇌파를 감지하는 BCI 장치들은 자동차에도 적용되고 있는데요.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손을 대지 않고 자동차를 움직이는 '두뇌 자동차'가 바로 그것입니다. 지난 7월 텐진 난카이 대학 컴퓨터공정학원의 돤펑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두뇌 자동차'를 시험운행한 모습을 공개했는데요. 뇌파와 자동차 제어 시스템을 연계해 시동, 직진, 후진, 제동, 도어트림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을 적용한다면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수월하게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게 되겠지요?
어떠신가요?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과 자동차. 생각만해도 즐겁지 않은가요? 몸이 불편한 환자들은 물론이고, 일상에서 우리들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도와줄 BCI 기술이 놀랍기만 한데요. 이제 영화나 우리의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을 법한 모습들이 우리의 눈앞에서 펼쳐질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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