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 빌딩’,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제로에너지 빌딩은 바로 에너지 소비량이 ‘0’인 건물을 의미하는데요. 단열재나 이중창 등으로 유출되는 에너지는 최소화하고 지열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냉난방과 전력 공급 등 모든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답니다. 바로 에너지 자급자족 시스템을 의미하는데요, 이게 건물 하나가 아닌 마을 전체, 도시 전체,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에 적용된다면 평생 에너지 걱정 없이 살 수 있겠죠?
화석연료가 점점 고갈되면서 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에 지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화학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 바이오 연료(Biofuel)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지구를 살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바이오 연료는 무엇이며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연료!
바이오 연료(Biofuel)는 식물 및 동물 배설물, 생물성 폐물 등을 활용한 ‘바이오 매스(Biomass)’로부터 얻은 연료를 의미합니다. 바이오 연료를 통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식물 성장을 통해 얻은 것이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키지 않아 ‘에코 에너지’로 일찌감치 주목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바이오 에너지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식량작물과 바이오 에너지 작물이 겹치면서, 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상승해 아프리카와 같이 식량부족국가들의 식량 부족난이 더욱 심각해진 것입니다. 이에 UN은 지속 가능한 바이오 에너지 개발을 위하여 아래와 같이 9가지 이슈를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2. 농산업 발전 및 고용창출과의 관계
3. 건강과 여성에 미치는 영향
4. 농업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
5.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
6. 정부 예산에 미치는 영향
7. 무역, 외환수지, 에너지 보안에 미치는 영향
8. 생물다양성과 자연자원 관리에 미치는 효과
9.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지속 가능한 바이오 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위해서는 바이오 에너지가 빈곤층과 환경에 이익을 주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바이오 에너지 개발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요. 현재 다양한 분야와 접목해 단점들을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바이오 연료는 어떠했고,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은 어떠할지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오 연료에는 고체, 액체, 기체 형태가 있습니다. ‘고체’는 나무, 작물, 동물 배설물 등에서 고형 원료, 기체는 ‘바이오 가스’, 그리고 ‘액체’는 바이오 오일, 바이오디젤과 바이오 에탄올 등이 있습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되고 있는 바이오 연료 분야는 바로 ‘바이오디젤’과 ‘바이오 에탄올’입니다.
1. 바이오 디젤(Biodiesel)
▲ 바이오 디젤 화학구조(출처: 위키피디아)
바이오디젤은 유채유, 대두유, 팜유 등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오일을 알코올과 촉매를 넣고 반응시키면 ‘바이오디젤’이 생성되는데요. 글리세린 분리와 정제 과정을 거친 후에 차량 연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1990년대부터 일반 주유소에서 바이오디젤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EU의 경우 전세계 디젤 판매량의 75%가 지역 내에서 판매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2. 바이오 에탄올(Bioethanol)
바이오 에탄올은 사탕수수, 옥수수, 밀, 감자 등의 녹말작물의 당분을 발효시켜 제조하는데요. 바이오디젤과 유사하지만 휘발유와 혼합해서 사용할 수 있어 바이오디젤보다 사용범위가 더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 세계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은 2001년 166억 리터에서 2011년 834억 리터로 급증했습니다.
▲ (좌)바이오 에탄올 이미지(출처: www.labgrab.com), (우)바이오 에탄올 화학구조(출처: 위키피디아)
지난 2014년 10월, 이탈리아는 유럽 최초로 오는 2018년부터 차량에 사용되는 휘발유와 디젤에 차세대 바이오 에너지를 의무적으로 0.6% 포함하도록 발표했는데요. 2022년까지 바이오 에너지 의무 사용량을 1%로 증가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바이오디젤과 바이오 에탄올은 식량자원을 이용한 연료라는 점에서 환경파괴와 전 세계 식량공급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요. 바이오디젤이 인기를 얻자 아마존 삼림과 동남아시아의 열대 우림을 깎아내고 팜이나 야자 등 바이오디젤 원료를 심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대체적으로 눈을 돌린 것이 바로 ‘비식량자원 바이오 연료’입니다.
1. 목질계 바이오 에탄올 (Cellulosic Ethanol)
식용 자원으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경우, 식량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비식용작물’로 만들 수 있는 바이오 연료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목질계 바이오 연료’입니다. 갈대, 목재, 팜 부산물 등 목질계를 원료 하는 ‘목질계 바이오 에탄올’은 수증기, 산 알칼리를 이용해 전 처리 과정을 거친 후 ‘당화 과정’을 통해 셀룰로스를 단당류로 분해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단당류는 발효 미생물에 의해 에탄올로 전환되고 생산된 에탄올은 분리 농축 과정을 거쳐 무수 에탄올로 정제됩니다.
▲ 목질계 바이오 연료 화확구조(출처: 위키피디아)
식량자원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생산비용이 옥수수계 에탄올의 2배 정도로 경제성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진이 ‘나노기술’을 이용해 나무와 잔디로부터 바이오 연료를 좀 더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바이오 연료를 제조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 방법’을 이용한 생물학적인 접근을 했다는 점에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형질전환 포플러(오른쪽)와 기존 포플러 생장 모양 ▲ 생장조절유전자를 넣은 포플러를 조사하는 연구원들 모습
(출처: 국립산립과학원)
국내의 경우 지난 10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목재칩(우드칩), 목재펠릿(우드펠릿) 등과 같은 바이오 연료 생산량을 8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신품종 수종인 ‘포플러(현사시)’를 개발했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도 포플러 세포 생장을 촉진하는 합성 유전자를 주입한 유전자 변형기술이 적용됐습니다. 기존 포플러(3년생 기준)에서 연간 최대 10톤가량의 바이오매스가 생산되는 반면 신품종 포플러는 연간 최대 18톤의 바이오 매스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식량자원 에너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연료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해양 바이오 연료 (Sea Algae)
▲ 해조류 이미지(출처: ceanleadership.org)
우뭇가사리, 구멍파갈레 등 해조류가 식량자원을 대체하는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뭇가사리 속에는 탄수화물이 70~80%가량 포함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를 정제, 발효해 바이오 연료로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스피루리나 녹조미 세조류에는 탄수화물 외에 지방이 섞여 있는데 에스테르라는 화학공정을 거치면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습니다.
▲ 해조류 바이오 연료 이미지(출처: flickr.comphotosdavemosher)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바이오 연료 분야이기도 한데요. 대규모 경작지가 필요 없고, 또한 해조류는 성장 속도가 빨라 대규모 양식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량이 곡물에 비해 3~7배가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직 실험 단계이긴 하지만, 2013년 6월 고흥군에 해조류 바이오 에탄올 생산 실증 공장이 준공됐으며, 홍조류 등을 활용하여 연간 120만 리터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향후 실용화되면 연간 1억 리터 규모로 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바이오 연료는 1세대 식물자원을 거쳐 2세대 목질계, 그리고 3세대 해양 바이오 자원까지 왔는데요. 나노기술과 유전자 과학 등과의 결합을 통해 점점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바이오 연료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는 KAIST 생명과학 공학 양지원 교수가 이끄는 ‘차세대 바이오매스 연구단’이 물속 미세조류에서 뽑은 바이오 연료로 한국형 경 전투기(TA-50)를 띄울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우리나라도 ‘바이오 연료’ 강대국이 되어, 언젠가는 전 세계에 바이오 연료를 수출하는 '에너지 수출국'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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