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걱정들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는 삶의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 ‘나’의 존재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성을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자기 성찰의 기회를 준다고 하는데요.
저 또한 일상에 지쳐 무언가 방향성을 잃은 것 같은 느낌에 좀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근심 걱정들을 비우고 가벼워지기 위해 '봉은사'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휴식이 필요했던 저의 템플스테이가 시작되었는데요. 저의 체험기를 살펴보기에 앞서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템플스테이에 대해 간략히 알아볼까요?
템플스테이란?
템플스테이는 전국의 유명 전통사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서 2001년도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종의 사찰 체험 관광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하루 혹은 이틀 사찰에 머무르면서 산사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더 구체적인 일정과 프로그램에 따라 운영되고 있습니다.
내용은 사찰안내 등 입재식이라 부르는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하여, 발우공양, 예불, 참선, 포행(산책)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9년 11월 OECD의 '관광 산업에 미치는 문화의 영향 연구 보고서' 에서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문화 관광 상품으로 템플스테이가 선정될 만큼 점점 인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템플스테이 참가 비용은 사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어린이/청소년은 5만 원, 성인은 7만 원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템플스테이에대해 간략히 알아보았는데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저의 템플스테이 체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템플스테이 수련원에서의 하룻밤
▲'봉은사' 템플스테이 수련원 가는 길
바쁜 일상 중에 어김없이 주말이 찾아온 토요일 낮 2시, 템플스테이 수련원 입구에는 참가자들로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사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입재’ 후 수련원에서 나눠주는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사복을 벗어 던지고 산중에 서게 되었을 때 비로소 절에 온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남자 20명, 여자 20명은 1박 2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은 절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절하는 방법, 그리고 합장(양손을 모아 인사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후 본격적인 사찰(절) 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찰을 둘러보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사찰 순례 시간, 자원봉사자의 뒤를 따르며 사찰의 모습들에 설명과 의미에 대해 들을 수 있었는데요. 절에 처음 와본 사람들 혹은 절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던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곳저곳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곳들의 참된 의미를 듣고 나니 사찰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사찰 곳곳에 대한 설명을 듣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봉사자께서는 절에 익숙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차근차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고 그렇게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머물게 될 사찰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와는 다르지만, 불교와 사찰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크나큰 사찰을 모두 돌아보니 템플스테이 참가자 외에도 많은 시민들이 눈에 띄었고 주말 오후 사찰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편안함이 가득했습니다. 평온한 모습으로 일상의 짐을 잠시 내려두고 모두 저마다의 여유를 찾듯. 그렇게 사찰을 모두 돌아본 후 다음 체험을 위해 수련원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음을 고요히 하는, 다도체험
▲'다도'에 관한 설명을 듣는 모습
수련원으로 돌아가니 ‘다도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다도라는 것은 차를 달이고 마시는 것으로서 불가에서는 참선 수행과 같은 맛이라고 해서 다선일미(茶禪一味)라고도 합니다. 이는 차를 달일 때 바른 마음으로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그 맛과 색과 향을 제대로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차를 마시면서 향과 색과 미를 음미하면서 마음을 고요히 하고 정신을 성숙시키며, 진리를 추구하고 그것이 깨달음으로 이어진다면 이것이 바로 선(禪)이라고 옛사람들은 말했답니다.
▲차를 마시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모습
차는 오감으로 마시는데, 귀로는 찻물 끓이는 소리를, 코로는 차의 향기를, 눈으로는 차의 빛깔을, 입으로는 차의 맛을, 손으로는 차의 따뜻한 감촉을 느끼는 것입니다. 녹차를 달인 후 바른 자세를 취하고 왼손으로 밑바닥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살포시 들어 향을 음미하며 조금씩 마셨는데,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녹차의 깊은 향 속에서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평온한 산중에서 은은하게 울리는 풍경소리, 빛깔 고운 차 한 잔의 여유는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모두 함께 나누어 먹는, 발우공양
▲각자 먹을 만큼만 자율 배식해 먹는 '발우공양' 체험 모습
이후 다 함께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하여 식당으로 향했고 각자 먹을 만큼 접시에 음식을 덜어 착석하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이가 착석한 후에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불교에서는 식사를 '발우공양'이라고 하는데 발우는 절에서 스님이 쓰는 밥그릇이며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이란 뜻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스님들이 발우로 하는 식사를 발우공양이라 하며 단순히 밥을 먹는 식사예법이 아니라, 수행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말을 삼가야 했습니다. 발우공양은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고 해서 평등정신을, 철저히 위생적이고 조금의 낭비도 없기 때문에 청결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발우공양의 의미를 담은 글귀 '오관게'
각자 자리마다 이런 글귀가 놓여있었는데요. 남성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마치 군대에 있을 때 식사 테이블마다 놓여있던 ‘식사에 대한 감사의 기도’와 같은 의식도 있었습니다.
▲발우 공양으로 먹은 저녁식사
음식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저녁에 하게 될 108배를 위해 든든히 먹어두라는 스님의 말씀에 두 그릇을 남김없이 먹고 나니 배가 상당히 불렀습니다. 풀밭 밥상일 거라고 걱정도 했지만, 두부 조림이나 샐러드도 있어 맛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이렇게 석가모니부처님 당시부터 지금까지 불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발우공양으로 무소유와 깨달음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사찰의 종을 울리는 스님의 모습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해가 지고 있었고 사찰 이곳저곳에는 북과 종을 울리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경건한 울림에 차분함이 느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잡념을 없애는, 예불
▲예불하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잠시 후 이동하여 ‘예불’을 시작하였습니다. 예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한 여러 불제자께 예의를 갖춰서 인사드리는 것으로서 예불에는 부처님에 대한 존경의 의미와 함께 자신의 수행을 돌아보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불문을 다 함께 낭독하고 나니 이곳이 절이란 사실이 다시 한 번 실감 나기도 했습니다.
▲참선에 대한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저녁예불 후 또 한 번 이동하여 ‘참선’이라는 것을 하였는데요. 선은 마음을 통일하여 잡념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며, 그리하여 진정한 자기의 참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참가자들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아 눈을 감고 조용히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잠든 사람들도 많았고 익숙지 않은 바른 자세에 몸 이곳저곳이 저려 꿈틀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모습이었든 약 20분간의 명상과 그 고요함은 일상에선 전혀 시도조차 해 보지 않았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후,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108배’가 시작되었는데요. 불교의 수행은 끊임없이 나를 낮추는 것으로서 절은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의 표현이며,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하심(下心)의 수행 방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108알의 염주 꿰는 모습
108배는 염주 꿰기와 병행하였는데 절 한번에 염주 알은 하나씩 끼워 총 108번의 절을 다 하고 나면 108개가 모두 끼워져 완성되는 형식이었습니다. 이것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약 30분간의 108배를 마친 참가자들은 저마다 완성한 염주를 손목에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수련원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다들 내색은 안 하려고 노력했지만 108배 후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가 후들거리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두눈 밤을 밝히는 형형색색의 연등
108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연등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고 잠시 예쁜 사찰의 야경을 즐긴 뒤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템플스테이의 밤은 깊었고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야 하는 다음 일정을 위해 모두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108배
▲108배를 하기 전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
평소였다면 학업이나 유흥으로 인해 늦은 밤 잠들었을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하였습니다. 기상 후, 새벽예불을 하고 나니 어느새 날이 밝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일찍 시작하여 날이 밝는 모습을 본 게 얼마 만인가 하는 생각이 들며 혼자서 피식 웃기도 하며 또다시 공포의 ‘108배’를 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하였습니다.
잠시 담소를 나눈 후 108배를 시작하였는데 지난밤과는 달리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에 맞춰 절을 했습니다. "남을 함부로 의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첫 번째 절을 올립니다", "절대 살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이런 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나아가야 할 방향과 스스로 행복하고 뜻깊게 살기 위한 멘트들이 108번 흘러나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 108배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과 자신에 대해 겸손하고, 내 몸을 낮춤으로써 그들 모두와 하나가 되는 108번의 절. 나를 찾아가는 또 다른 길이 되었습니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숲 명상
▲사찰 갓길에 핀 아름다운 꽃
108배 후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이렇게 예쁘게 핀 꽃도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 참가자들도 이 사찰에서 좀 더 성숙하고 예쁘게 피어가고 있었습니다. 꽃과 마주한 후 ‘숲명상’을 위해 우리는 뒷산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참 오랜만에 가보는 산이었습니다. 산을 들어서자마자 산비둘기와 여러 새들이 재잘재잘 울어대며 참가자들을 반겼습니다. 여러 꽃향기와 상쾌한 공기에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자연의 소리로 가득 찬 푸른 숲
어느덧 깊은 산중에 자리 잡고 나니 스님께서 잠시 앉아서 소리 없이 주위를 둘러보라고 하셨습니다. 숲은 자연의 소리로 가득했고 잠시 올려다본 하늘은 참 예뻤습니다. 평소 산에 오르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 좋다~" 라고 미소 짓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자연을 담은, 손수건 만들기
▲풍경을 담은 손수건 만들기 체험
그렇게 자연의 기를 한껏 받고 수련원으로 돌아오자 이번엔 손수건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자신이 방금 ‘숲 명상’을 통해 봤던 인상적인 장면을 그려보라고 하셨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조금 전 미소 지었던 그 풍경을 그려보았습니다.
▲손수건에 담은 풍경의 의미를 설명하는 모습
이후, 자신이 그린 풍경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자마다 뛰어난 그림 실력을 뽐냈지만 이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림의 의미를 들을 때였습니다. 저마다 마치 시인이라도 된 듯, 뛰어난 언변으로 각자 그린 그림에 대해 참 의미를 설명하며 다른 참가자들을 미소 짓게 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머무는 그 순간이 참 좋았습니다.
▲직접 차를 달여보는 '다도체험'
다음 일정은 하루 전에 구경만 했던 차를 직접 달이는 ‘다도’ 체험 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달인 녹차를 음미하며 제법 사찰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니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모두의 얼굴에는 어제보다 여유 있는 표정이 가득했고 사찰에 처음 발걸음을 내디딜 때의 무뚝뚝한 모습이 아닌 미소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1박 2일 템플스테이를 마무리하며!
▲템플스테이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그렇게 자원봉사자들과 스님과 함께한 1박 2일간의 템플스테이를 마무리하며 참가자마다 자신의 소감을 말하는 훈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속세를 떠나 항상 우리 손에 쥐어져 있던 일상과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나와 내 주변 사람에 대해 집중하고 스스로를 다스렸던 시간! 짧았지만 그 여운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단체사진
참가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템플스테이
▲봉은사 템플스테이 예불문
* 김건 참가자
Q. 두 번째 템플스테이라고 들었습니다. 두 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템플스테이를 설명하자면 어떤 것일까요?
A. "가는 길은 무겁지만 오는 길은 가볍다"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평소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고 명상을 통하여 여러 가지 잡념을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이번 봉은사 템플스테이를 계기로 올빼미형 인간에서 아침형 인간으로 재도약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봉은사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며 평소의 도심에서는 보지 못하였던 자연의 경관과 밤을 수놓은 연등들은 꽤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에게도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마음수련도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 김상엽 참가자
Q. 이번 활동에 참가하고 나서 템플스테이에 관한 편견이나 생각에 대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템플스테이를 이전에도 해봤는데 확실히 일상에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굳이 깊은 산중에 있는 절이 아니어도 도심에서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절은 항상 산에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도심 한가운데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신했습니다.
▲예불을 드리는 법당의 모습
* 김지윤 참가자
Q. 말로만 듣던 108배를 경험해 보셨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고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처음에 한 30번까지는 다리가 안 아팠는데 칠십 번째 되니까 죽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칠십 번을 넘어가면서 몸이 힘드니까 아무 생각도 들지 않게 되더라고요. 머리가 항상 생각하느라 지쳐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108배를 하면서 머리가 잠시 휴식을 취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머리가 맑아진 것 같아요. 머리를 정화 시켜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시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 김윤지 참가자
Q. 이번 템플스테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어떤 것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새벽 예불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종교가 불교가 아니라 불교에 관해 관심도 없고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절에 가본 것이 다여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며 또 어떤 형식인지도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이동하는 모습
* 박상민 참가자
Q. 잠시 속세를 떠나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인에게 어떤 시간이었나요?
A. 처음에는 1박 2일이라는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질 것 같고 고되고 지루하게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템플스테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불교의 예와 스님들의 생활을 체험해보고 수행을 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불교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고 참 나를 찾기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 김선아 참가자
Q. 템플스테이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일상생활이나 자신에게 영향을 준 것이 있나요?
A. 108배를 하며 지쳐있던 제 마음을 들여다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엔 너무 하기 싫고 힘들 것 같아서 대충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절 방법도 준수하지 않고, 그냥 남들이 절할 때 몸을 숙이고 일어날 때 일어서곤 했습니다. 하지만 50배 정도 되었을 때 문득 "내가 왜 대충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데 이왕 할 거 제대로 수행도 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요즘 취업준비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든 시기인데, 진지하게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고 그 힘든 마음을 다독이면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또한, 오히려 한시름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니 다시 현실로 돌아갔을 때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템플스테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스스로 희망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제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한층 여유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템플스테이는 불교의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종교를 가졌든 혹은 종교를 믿지 않건 간에 이것은 종교를 초월하여 삶의 쉼표이자 나침반 같은 존재였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며 그것을 깨닫고 실현하기 위해선 먼저 참된 나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앞만 보지 말고 가끔은 쉬어가며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고 조언한다면 여러분의 쉼표를 템플스테이에서 찍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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