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BJ(Broadcasting Jockey)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인터넷상에서 자신이 제작한 영상을 진행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BJ이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BJ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영화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BJ에 관한 소재를 활용할 정도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1인 미디어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방송은 최근 급증한 스마트폰 기반의 동영상 시청 플랫폼의 발전과 맞물려 굉장한 파급효과를 가진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수용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킬러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작자들의 집합소, 바로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입니다.
시청자들은 오래도록 방송 편성표에 근거한 일방적인 시청을 강요받아 왔습니다. 물론 최근 IPTV 보급으로 조금의 선택권이 생겼다고 볼 수 있지만, 시청 장소는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MCN의 등장으로 시청 시간, 장소, 횟수 등 기존의 미디어가 가지고 있던 제약들이 허물어졌고, 이런 MCN에 수많은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그동안 절대 권력자로 군림했던 메이저 방송사들마저 MCN을 표방하고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MBC의 인기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인데요. 마리텔은 출연자 개개인이 1인 창작자가 되어 채널을 이끌어가며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것은 지상파 방송이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1인 방송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온 기획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MCN의 급성장은 방송사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문화체육 관광부는 2016년도 문화콘텐츠 산업실 16대 주요과제 중 하나로 MCN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뉴미디어 영상콘텐츠의 주요 성작동력으로써 국제시장에서 한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을 만한 가치 있는 콘텐츠라는 것에 기인한 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MCN의 약진은 국가적인 차원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BJ계의 유재석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대도서관인데요,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무려 100만 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세간을 더욱 놀라게 한 사실은 바로 그의 한 달 수익입니다. 국내 BJ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그의 한 달 수입은 5천만 원을 웃돈다고 합니다. 개인방송 스케줄이 바빠 TV 방송 출연도 고사한다는 말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국내 MCN 시장을 가장 활발히 개척하고 있는 사업자는 CJ E&M과 아프리카 TV입니다. 특히 CJ E&M은 현재 400팀이 넘는 크리에이터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있고, 향후 2,000팀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실현되면 방송채널인 엠넷이나 tvN같은 채널이 인터넷상에 2천 개 이상 만들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기업으로선 상상을 초월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고, 크리에이터들은 저작권, 콘텐츠 유통 등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 없이 방송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만 몰두하면 되는 것이니 서로에게 윈윈(win-win)인 것입니다.
한국 온라인 광고협회에 따르면 국내 동영상 광고 집행액은 2014년 910억 원에서 2015년 1,182억 원으로 30%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과거 광고의 메카가 TV 인기 프로그램 방영 시간대의 CF만으로 한정되어 있었다면, 브랜드의 규모, 형태, 분야, 전략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더 저렴하고 파급력 있는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인기 있는 1인 미디어는 뷰티, 게임, 먹방, 리뷰 등과 같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굉장히 높은 편에 속합니다. 우리나라 1인 미디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아프리카 TV의 경우 동시간대에 1만 5천여 개의 방송을 진행할 수 있고, 국내외 월 800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에 비해 광고료가 저렴한 반면 그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한 MCN을 이용한 디지털 마케팅은 최근 광고/마케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낵컬처(Snack Culture)는 5 ~ 15분 사이의 짧은 시간 동안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소비트랜드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스낵컬처에는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SNS 등과 같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수많은 콘텐츠 중 필자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주목할 만한 MCN 콘텐츠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짧고 강렬한 메시지 72초 드라마
▲ 72초 드라마 캡쳐화면(출처: 네이버 TV캐스트, http://tvcast.naver.com/)
72초 드라마는 1인 미디어 시장이 10대를 중심으로 편성되는 흐름에서 20~30대가 재미있게 즐길 만한 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것에서 착안한 기획이었다고 합니다. 편당 40~50분짜리 드라마에 익숙해진, 아니 그것이 당연하다고 느끼던 패러다임에서 철저히 벗어나 초압축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네이버 TV캐스트,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더니 이젠 KBSN, MBC SPORTS+ 등 TV 채널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72초 드라마는 평범한 주인공의 평범한 이야기를 탄력적인 편집과 빠른 나레이션,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오구실, 바나나 엑츄얼리, 최근에 선보인 비기닝 <킹캉프로젝트>까지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겸비한 콘텐츠를 생산해내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2. 이 세상 모든 게임이야기 PLAY KONGDOO
▲ 콩두컴퍼니 캡쳐화면(출처: 콩두컴퍼니 홈페이지, http://kongdoo.com/)
현재 20~30대 남성들이라면 학창시절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한 E-Sports의 인기는 그 당시 하늘을 찌르는 듯했습니다. 그 당시의 프로게이머들은 화려한 게임 실력은 물론이고, 수려한 외모와 재치있는 입담까지 겸비하며 당시 젊은 연령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승부조작 사건과 다른 게임들의 대두, 게임 제작사인 블리자드의 중계료 문제 등이 한꺼번에 겹치며 스타크래프트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는듯했습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홍진호씨가 동료 프로게이머들과 합세하여 콩두컴퍼니를 설립하여 은퇴 후에도 하나의 조직으로써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제반 요건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대표인 서경종(전 프로게이머)씨의 취임 후 사세를 확장하며 전문적인 게임 MCN 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전, 현직 프로게이머들을 섭외하는가 싶더니 작년에는 전 세계 125개국의 참가국 중 단 6개국만을 선정하여 지원하는 ‘구글 창업가 지원팀 익스체인지 2015’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중국의 아프리카 TV라고 불리는 롱주 TV에도 진출하여 1달 만에 누적시청자를 30만 명 이상 확보하는 등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일기 시작한 한류열풍은 TV 드라마와 K-POP을 중심으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캄보디아의 시골 마을에서도 K-POP이 흘러나오고 있고, 그곳 사람들에게 한국인은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꽤 오랜 기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인기에 만족하고 지속적으로 같은 플랫폼의 콘텐츠만 공급한다면 한류의 인기도 언젠가 사라질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 개발은 필수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MCN의 등장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MCN을 잘 다듬어 한류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대안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 이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케미칼 공식 블로그 케미칼드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