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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위인전 5] 온돌에 영감을 받아 바닥난방을 개발한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한화솔루션 케미칼 2025. 2. 7. 09:46

 

출처: 위키백과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해외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온돌을 체험하고 감탄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전해졌습니다겨울철 따뜻한 방바닥을 자연스럽게 누리는 우리에게는 온돌이 일상적인 존재지만공기를 데우는 난방 방식이 익숙한 외국인들에게 온몸을 따끈하게 감싸주는 온돌은 새로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온돌은 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온 바닥난방 방식으로,  2300년 이상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닥난방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영국의 권위 있는 브리태니커 대백과 사전에도 온돌(On-dol)’이 한국의 바닥 난방장치라고 표기돼 있을 만큼 우리의 우수한 난방문화입니다.
 
그렇다면 온돌이 어떻게 현대의 난방 기술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바로 한국의 전통 온돌에서 영감을 받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바닥 난방 시스템을 현대적인 형태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라이트는 한국의 온돌을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바닥 난방 시스템을 도입하게 됩니다. 온돌을 지금의 현대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킨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루이스 설리번과의 만남

루이스 설리반의 오디토리움 빌링(출처: Chicago Architecture Center)

 

라이트는 건축 대학이 없던 당시에 루이스 설리번의 사무소에서 일을 하였습니다설리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말을 남긴 유명한 건축가로현재의 백화점과 복합건물상업건물을 설계한 선구자입니다.

 
라이트는 설리번의 사무소에서 건축의 기초를 다지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며, 설리번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철학은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기적 건축의 진수, 낙수장(Fallingwater)

(좌)낙수장 안에서 바라본 창밖 풍경(출처: reddotforum.com), (우)낙수장(출처: FRANK LLOYD WRIGHT BUILDING CONSERVANCY)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 특징은 형태를 추구하면서도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유기적 건축(organic architecture)’이라는 것입니다.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을 철학으로 삼았던 라이트는 집을 짓는 공간에 나무나 바위와 같은 자연 요소를 최대한 보존하며 설계하였고, 자연을 건축의 일부로 여겼습니다. 이와 같은 철학은 라이트의 대표적인 유기적 건축에 잘 나타납니다.
 
그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작품이 바로 낙수장(Fallingwater)’입니다. 이 집은 폭포 위에 지은 주택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데요. 낙수장의 가장 큰 특징은 캔틸레버(cantilever)’ 구조로, 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쪽 끝은 지탱하는 기둥 없이 바깥쪽으로 쭉 뻗어 나가는 구조입니다. 마치 자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뭇가지처럼 확장되는 형태를 띱니다.
 
폭포 위에 나무()가 있고, 나뭇가지(테라스)가 뻗어 그 위에 서서 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의 낙수장. 이 혁신적인 구조는 건축물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초로 한국 ‘온돌’의 난방 원리가 적용된 제이콥스 주택

제이콥스 주택(출처: Frank Lloyd Wright Foundation)

 

그의 작품 중 낙수장을 비롯해 구겐하임 박물관 등 여덟 작품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축물은 바로 위스콘신 주 메디슨에 지어진 제이콥스 주택(Jacobs house)’인데요. 그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땐 상대적으로 소박하지만, 이 제이콥스 주택이 그가 한국의 온돌을 경험한 후, 그 원리를 처음으로 실현한 최초의 서양 주택이라고 합니다.

 

바닥난방을 설치하고 있는 제이콥스 주택 모습(출처: Frank Lloy Wright Bulding Conservancy)

 

제이콥스 주택에서 가장 고심한 부분은 어떻게 비용을 대폭 절감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삶을 반영하는 주거를 창조할 수 있는가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기존 주택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생략하고, 난방과 조명, 위생 설비를 통합해 단순화시켰습니다.
 
이 주택의 핵심 요소는 바로 온돌에서 영감을 받은 바닥난방이었습니다. 그는 제이콥스 주택을 설계할 때 바닥에 파이프를 놓아 난방을 하는 방식을 적용했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현대식 바닥 난방 보일러의 시초였습니다. 그는 이 바닥난방 방식을 중력 난방(Gravity Heat)’라 스스로 명명하며, 수많은 미국 주택에 이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라이트는 한국의 온돌 난방 방식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한국의 온돌과의 운명적 만남

오쿠라호텔로 옮겨간 자선당 모습(출처: 나무위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한국의 온돌문화를 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이 아닌 일본이었습니다그는 일본의 제국호텔 설계 건으로 도쿄에 방문하면서 온돌을 처음 경험하게 됩니다.
 
1916년 도쿄 제국호텔 프로젝트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으며프로젝트 관계자인 오쿠라 남작의 초대로 한국 방(Korean Room)’에 들어가게 됩니다겨울이었던 당시 그는 그곳에서 온기를 느끼고 바닥을 데우는 방식에 큰 감명을 받게 됩니다.
 
그는 한국 방의 난방 원리를 파악하고제국호텔의 욕실 바닥에 바닥난방을 적용했으며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바닥난방을 시도하게 됩니다그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앞서 말씀드린 제이콥스 주택입니다.
 
여기서 잠깐!
 
한국 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그가 경험했던 한국 방은 일제 강점기였던 당시 조선에서 통째로 뜯어갔던 자선당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일본이 1915년 철거한 자선당을 오쿠라 남작이 인수해 도쿄의 자택으로 이축했기 때문입니다.

역사 관계자들은 오쿠라가 자택의 방 하나를 온돌로 개조했을 수도 있지만, ‘한국 방’이라고 명명된 점과 자선당이 오쿠라 호텔로 옮겨졌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가 경험한 한국방이 자선당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입니다. 당시 우리나라 문화를 말살하고자 했던 일본의 의도와는 달리 한국의 온돌이 서양으로 전파된 것입니다.

 

 

모두가 외면했던 바닥난방법을 시도하다

뉴욕의 레빗타운에 바닥난방을 시공하는 장면(출처: Levittown Public Library)

 

과거의 미국에서는 바닥난방법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의 난방은 주로 벽난로를 이용한 난방이었으며, 라디에이터를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라이트가 처음으로 제이콥스 주택에 바닥 난방을 적용하려고 했을 때, 설비 전문가들은 그의 아이디어에 냉소적인 반응이었으며, 대부분이 바닥난방 시공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콥스 주택이 완공된 후 ‘중력 난방 시스템’은 효과를 보였고 점차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전문가들은 이 바닥 난방을 인정하게 되었고, 모두가 신비롭게 받아들이며 최상의 난방법이라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 최상의 난방법에 현재까지도 꼭 필요한 고무배관 호스가 있습니다. 바로 ‘PE-RT’ 인데요. 이 PE-RT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PE-RT(Polyethylene of Raised Temperature)는 폴리에틸렌 계열의 고온 내열성 파이프로, 한화솔루션의 첨단기술을 통해 높은 내구성과 유연성을 자랑하는 혁신적인 바닥 난방 솔루션입니다.

또한 PE-RT는 유연성도 뛰어나 설치에 용이하고,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며, 더 따뜻하고 안전한 바닥 난방 환경을 구현하는데요. 이러한 PE-RT는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나 지속가능한 난방 환경을 제공해 줍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의 폴리에틸렌 기술은 품질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고객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출처: famous-architectx.org)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바닥난방법이 낯선 미국에서 이를 최초로 도입하고 보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당시 유럽식 건축을 탈피하고 독보적인 미국식 건축을 발전시킨 그에게 한국 근대 온돌의 아버지라는 닉네임이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추운 겨울,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온돌 바닥이 세계적인 건축 거장이 도입하고자 했던 난방방식이었다는 점은 한편으로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이제 온돌도 K-온돌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보급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