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것이 있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교과서에 나올 만한 내용이나 백과사전에 나올 법한 전문지식에 대한 내용이라면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면 되겠지만, 예를 들어서 카페에서 들은 노래가 너무 좋은데 가사만 알고 있을 때 혹은 어제 본 드라마에 나온 남자배우 이름이 궁금할 때,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사소하지만 알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이런 궁금증들! 바로 인터넷만 연결될 수 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컴퓨터가 있어야지 해결할 수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되면서 이제는 더욱 쉽게 인터넷에서 검색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각 분야의 전문지식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서 인터넷을 진정한 정보의 바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 속에도 인터넷만큼 정말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몸 속 세포 내에 있는 DNA가 바로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우리 몸 속의 정보의 바다입니다.
DNA에는 얼굴의 모양이 계란형인지, 동그란 원형인지, 코의 높이가 높은지, 눈에 쌍꺼풀이 있는지 이런 외모적인 것부터 각 장기의 모양을 결정해 주는 등 신체에 대해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DNA를 가지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들은 외모가 똑같이 생기고, 사람들이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이렇게 DNA의 차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DNA를 처음 발견했을 때는 구조를 밝히는 것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은 연구가 되어서 DNA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법까지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케미칼 A to Z에서는 불치병뿐만 아니라 차세대 정보 저장 장치로 연구되고 있는 DNA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언제 발견되었을까요?
1860년대 스위스에 유명한 생리화학자였던 프리드리히 미셰르가 처음으로 DNA를 발견하였는데요, 당시 수술한 뒤 붕대에 남아있는 고름에서 백혈구를 채취하여 분석을 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에는 세포는 단백질로만 이루어 진줄 알았기 때문에 단백질 분해 효소를 사용해서 단백질들을 추출해 내려고 했는데요, 이상하게 이 효소로도 추출이 안 되는 물질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nuclein’이라고 불렀는데요, 이것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DNA의 첫 발견이었습니다.
그 후에 이 물질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시도들이 많이 있었는데, 점차 연구가 진행될수록 이 물질 속에 무엇인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몇몇 실험에서 DNA로 인해 어떤 특정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데, 1940년대 미국의 오스왈드 에이버리가 이러한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점차 DNA가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물질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 그 모양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하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DNA의 모양이 삼중나선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당시에 삼중나선을 이뤄야지 DNA가 가장 안정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후에 구조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왓슨과 크릭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로잘린 플랭클린의 분석 자료를 받고 이중 나선으로 된 DNA 구조를 생각하게 되어 결국은 아주 유명한 DNA이중나선 모형을 제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형은 현재 과학 기술로 밝혀진 DNA의 구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30년 뒤 DNA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왔지만, 인간의 DNA 염기서열에 대한 완벽한 해독은 시도가 안되고 있었습니다. 만약 이 해독이 진행되면 인간의 질병에 대한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과학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연구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30억개의 인간 염기 서열을 해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서 누구도 섣불리 시도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 6월,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 팀과 크레이그 벤터 박사 팀이 DNA의 해독을 완료하게 됩니다. 이러한 DNA 서열 분석이 완료 된 뒤에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사실들을 밝혀내게 되는데요, 특히 암과 같은 치료제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3만년 전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이 알고 보니 우리와 피가 섞인 사이라는 사실도 알아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DNA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점차 많은 지식들을 알게 되었고 점차 우리 생활과 관련된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범죄수사에서는 범인을 밝히는 데에 이러한 DNA관련 기술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DNA를 잘게 자르게 되면 인류 모두가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부분과 사람마다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사람마다 고유한 DNA로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는 증거를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데 중요한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또 이런 기술은 친자확인에도 사용되어서 헤어진 부모를 확인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DNA 기술은 더 나은 농산물을 만드는 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농작물들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정해져 있어서 자신과 잘 맞지 않는 환경에서는 자라지 않거나 좋은 농작물을 얻을 수 가 없었는데요, DNA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어느 환경에도 잘 자라는 식물을 만들 수 있고 게다가 질병이나 병충해에도 강한 농작물을 만들 수 있어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특별한 농작물을 만들 수 있어서 기존에는 없던 파란색 장미과 같은 특산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분야들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의료분야입니다. 한화케미칼에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바이오 시밀러나 바이오 의약품은 생물을 이용해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약을 만드는 기술로 많은 양의 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DNA 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인슐린이 있는데요, 당뇨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인슐린이라고 하는 몸 속의 효소를 못 만들기 때문에 인슐린을 직접 주입해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인슐린을 가장 인간과 유사한 인슐린을 만드는 돼지를 이용해 만들었는데, 살아있는 돼지에게서 얻을 수 있는 양이 아주 미량이어서 엄청난 고가의 약이었으나 DNA 기술을 이용해서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리가아제라고 하는 DNA를 가위처럼 잘라주는 효소를 이용하면 특정부위를 절단할 수 있게 되는데 이곳에 인슐린을 만드는 DNA를 삽입 후 이 DNA를 대장균에 넣어주게 되면 대장균이 빠르게 자라면서 엄청난 양의 인슐린을 생산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값싼 인슐린을 만들 수 있어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많은 당뇨병환자들이 이 방법을 이용한 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DNA 기술은 우리 주변의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이외에도 컴퓨터에 사용되는 있는 하드디스크처럼 정보를 저장하는 매체로도 DNA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DNA는 아데닌(A),티민(T), 구아닌(G), 시토신(C)이라고 하는 4종류의 단위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0과 1이라는 두 가지 숫자를 이용하여서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의 컴퓨터와 유사한 방법으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전까지는 이러한 정보저장 방법이 가능하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오류가 많다는 점이 문제였다고 합니다.
최근에 영국의 과학자들이 이러한 오류를 확실하게 줄이는 획기적인 방법을 발견해서 발표를 하였는데, DNA를 이용해 논문 한편과 연구실 사진 한 장, 그리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의 일부,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54편을 미국에서 저장한 뒤 영국에서 이를 다시 재현하는 데에 성공을 하였다고 합니다. 놀랍지 않나요?
DNA의 경우 수 만년 전에 화석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오랜 기간 보관될 수 있고 실제로 이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도 건조하고 어둡고 온도가 낮을 경우 약 1만년 정도는 보관할 수 있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이런 DNA 정보 저장 기술을 이용하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비디오를 한 컵 분량의 DNA에 보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때요? 지금까지 DNA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사람의 몸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한 정보까지 주어서 불치병으로만 알려진 암을 치료할 수 있게 해주고, 다양한 약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DNA! 특히 정보저장 기술은 기존의 기술보다도 더욱 뛰어나다고 하니 빨리 실용화되어서 DNA로 정보를 저장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참고문헌 –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한화케미칼 블로그 http://www.chemidream.com/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에코리브르, K. 메데페셀헤르만외 2명
신약 개발과 바이오 의약품, 동양증권, 김치훈
유전자치료제 개발동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세상의 모든 비디오, 한 컵 분량 DNA에 다 저장, 사이언스타임즈,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67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