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의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한 사건이 있었죠. 바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에서 동물실험을 하던 대학생들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폐렴 증상은 조류인플루엔자(AI)나 브루셀라증, 큐열 등 사람과 동물이 동시에 걸리는 ‘인수공통감염병’일 수 있다고 해서 우려를 낳고 있는데요. 지난 6월 인수공통감염병인 '메르스'의 공포에서 벗어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일이 또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수공통감염병은 무엇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이란?
▲ 출처: http://www.czc.hokudai.ac.jp
인수공통감염병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생기는 전염성 질병으로, 주로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AI(조류인플루엔자)나 최근 메르스가 바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2010년 12월 30일부터 시행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에 의해 고시된 인수공통감염병에는 ‘O-157(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일본뇌염’, ‘브루셀라증’, ‘탄저’, ‘공수병(광견병)’,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AI),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큐열, 결핵 등이 있습니다.
▲ 박테리아 이미지(출처: https://i.ytimg.com/)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병원체는 어떻게 감염이 되는 걸까요? 국가에서 지정한 10개 인수공통감염병의 종류별 발생 원인을 한번 알아봤습니다.
병명 |
발생 원인 |
O-157(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
O-157균에 오염된 물 또는 식품을 매개로 주로 발생하며, 오염된 쇠고기나 우유를 제대로 익히지 않고 먹을 때 주로 발생한다. 사람 간 전파도 쉽게 일어나, 2차 감염이 잘 일어난다. |
일본뇌염 |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집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인체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
브루셀라증 |
블루셀라 속에 속하는 세균에 의해 인간과 동물에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사람에게는 생유, 유제품 등을 거친 경구감염 외 감염 사체의 취급 등에 의해 감염돼 파상 열을 발생시킨다. |
탄저 |
흙 속에 사는 탄저균이 노출돼 발생하는 전염성 감염 질환으로, 탄저균에 감염된 사체나 오염된 토양과 피부가 접촉했을 때 발생한다. |
광견병(공수병) |
광견병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동물에게서 사람이 물려서 생기는 질병으로, 급성 뇌척수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AI) |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와의 접촉으로 발생하며, 특히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은 감염의 주요 매개체다.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
원인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정확한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나 액체의 미세한 입자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나 그 추출물로 만든 식품을 섭취했을 때 발병한다. |
큐열 |
미생물인 리케차에 의해 동물에 발생하는 병으로, 진드기에 의해 사람에게 전염되는 경우가 있다. |
결핵 |
결핵균에 의한 감염 때문에 발생하며, 특정 시기에 면역력이 감소하는 대 주로 발생한다. |
#전염병 70% 이상,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밝혀져
동물과 접촉할 일이 별로 없어서 인수공통감염병은 나와는 상관없는 병이라고 치부했었는데, 올해 메르스가 나타나면서 나도 언젠가는 걸릴 수 있는 병으로 무섭게 다가왔었죠. 해외방문도 많고, 또한 동물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은 이제 언제 걸릴지 모르는 무서운 질병 중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난 6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세계보건기구 브라이언 에반스 부사무총장은 ‘최근 20년간 새로 발생한 전염병의 70% 이상이 인수공통전염병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는데요. 동물과 접촉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물과의 접촉, 감염 가능성 높일까?
자세히 생각해보면 요즘 고양이 카페나 애견카페 등 동물 테마카페가 많아지고, 마트나 백화점에는 펫숍이 있어 실제 토끼나 햄스터 등 작은 동물들은 직접 만져볼 수도 있습니다. 동물원에서는 파충류를 직접 들고 기념촬영도 할 수 있고, 양떼목장에서는 직접 소나 양에게 풀을 줄 수 있지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1월 9월까지 18개 주에서 발생한 132건의 살모넬라 감염 중 64%가 거북이와의 접촉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동물과의 접촉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질병에 걸릴 확률은 점점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힌 것입니다.
▲ 좁은 사육 환경에서 키워지는 가축들
여기서 한 가지 의구심이 생깁니다. 동물에게서 전염되었으니, 모든 원인은 ‘동물’에게 있을까요? 답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키우고 있는 가축들은 사만을 위해 좁은 공간에서 키워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질병에 대해 면역력이 약해져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에 쉽게 걸리게 됩니다.
얼마 전 먹거리를 고발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마블링이 좋은 최상급 등급의 한우를 키우기 위해 유전자 조작 콩에서부터 식빵까지, 본래 풀을 먹어야 하는 소에게 단백질 사료를 먹이고 있다는 것을 방송한 적이 있는데요. 인수공통전염병은 결국 인간이 인간에게 전파하는 질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수공통전염병과 #기후변화
바로 앞에서 인간이 키우는 가축 환경에 따라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전염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습니다. ‘기후변화’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상기후에 의해서 가을과 겨울에도 모기가 나타나는 현상이 가끔 있는데요. 이처럼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일본뇌염과 쓰쓰가무시병, 라임병 과 같은 '매개체 전염병', 콜레라, 비브리오 등과 같은 '수인성 전염병', 살모넬라와 같은 '식품매개 전염병', 철새 및 야생동물 이동에 의한 '인플루엔자', '광견병'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온도에 민감한 파리, 설치류, 바퀴벌레와 같은 해충 개체 수들의 활발한 증식은 식품과 접촉해 또 다른 전염병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태양광으로 전염병 극복!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과 동시에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태양광'입니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만들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태양광으로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1 해충잡는 태양광
▲ 태양광 해충 제거기 '스마트 트랩'(출처: 영천시청)
지난 8월, 농촌진흥청은 태양광을 이용해 해충을 제거하는 '스마트 트랩'을 농가에 보급하기 시작했는데요. 스마트 트랩은 낮에는 태양열로 에너지를 확보했다가 밤에는 해충이 좋아하는 청색 빛을 발산해 해충을 유인한 다음 덫으로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요. 태양광 집광판이 설치된 충전식 건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전기시설이 필요 없고, 하루 충전해 나흘 동안 사용이 가능하답니다. 농가에서는 해충 방제를 위해 약제를 부릴 필요가 없어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해충을 없앨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장치는 국내뿐만 아니라 요르단, 홍콩,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요. 이 장치가 세계적으로 사용된다면, 탄소배출이나 환경오염 없이 쉽고 간편하게 해충을 제거할 수 있겠지요?
2. 태양광 소독 시스템
▲ 태양광 소독 시스템 'Team Sterilize'(출처: http://cdn.psfk.com)
저개발 국가의 경우 위생의 개념이 약해 수많은 질병에 노출돼 있는데요. 미국 라이스대학에서는 저개발 국가를 위해 태양광으로 동작할 수 있는 소독 시스템 'Team Sterillize'를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태양광을 스틸 튜브를 통해 모아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렇게 발생한 증기가 전도성 핫플레이트에 열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는데요. 태양에 맞춰 거울을 정렬하면 30분 안에 증기를 만들기 시작해 금방 핫플레이트를 데워서 미국 식약청(FDA)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의 '스팀멸균기(autoclave)'가 됩니다. 완벽하게 균을 제거해줘 질병이 전염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태양광 정수기
▲ 태양광 정수기 'Desolenator'(출처: desolenator.com)
전염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오염된 식수'입니다. 사람과 동물 모두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되면 질병에 걸리게 되는데요. 깨끗한 물을 구하기 힘든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가에서도 쉽게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습니다. 바로 바닷물이나 오염된 물을 깨끗한 물로 바꿔주는 태양광 정수기 'Desolenator'입니다.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른 유지 비용이 필요 없으며, 필터 등 소모품도 교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태양광 에너지로 물을 끓인 뒤 응결된 수증기 형태를 액체로 저장하는 증발식이기 때문이에요. 반영국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언제든지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은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 해 온 동반자이지요. 동물에게서 질병을 얻는다고 해서 동물을 멀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동물을 건강하게 해서 면역력을 충분히 길러준다면 질병에 걸리지도, 사람에게 옮기지도 않을 테니까요. 또한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이 개발된다면 탄소배출을 줄여 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 환경은 하나로 공존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제품을 하나 만들더라도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해서 만든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기후변화와 인수공통전염병(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정석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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